<이미지=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 A씨는 어제 먹었던 식사 메뉴를 떠올리려고 하자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가까운 지인에게서 왜 자꾸 했던 말을 반복 하냐는 지적을 받았다. 외울 수 있는 번호가 집과 회사 정도에 국한되며, 가끔은 그 번호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겼다. 내비게이션 없이는 스스로 길을 못 찾게 됐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가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면서 뇌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필요한 기억을 대신 저장해주는 디지털기기 덕분에 스스로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두뇌 사용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 등이 감퇴되는 증상을 ‘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디지털 치매는 건망증에 가까운 증상으로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개인적인 성향이나 유전적 특징과 맞물릴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설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 소장인 이준홍 교수를 통해 디지털 치매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이준홍 교수와의 일문일답.

- 디지털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디지털치매는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으로 ‘뇌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듯 뇌도 훈련을 해야 그 부위가 발달 하는데 디지털기기로 인해 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약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뇌 인지 기능 중 ‘단기기억력’, ‘집중력’, ‘언어능력’, 등이 퇴화되는 증상들이 나오게 된다. 간단한 것도 잘 외우질 못한다거나 어딘가를 찾아가는 것을 못하게 되고, 한군데 집중하는 것을 못하게 된다.

- 디지털치매 증상을 겪는 사람들의 비중은 어떻게 되는가.

디지털치매는 최근에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증상이다. 발생 연령대는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다양하지만 뇌가 성숙한 어른들보다 뇌가 크고 있는 유년기나 청소년기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성인들은 디지털 기기를 보조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훈련이 돼 있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아이들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 또 정년퇴임 후 일을 하지 않는 분들의 경우, 젊었던 시절에 비해 뇌를 자극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디지털치매 증상을 겪는 경우가 있다.

- 디지털 치매 치료법은.

디지털치매는 당장 생활에 장애를 주는 상태는 아니기에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다. 때문에 치료보다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 디지털치매가 심화될 경우 인지장애 등 더 심한 증상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디지털 치매 예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디지털기기에 의존했던 것들을 도리어 기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라든가 성경구절이라든가 무언가를 외우려고 습관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뇌는 꾸준히 써야 감퇴되지 않는다. 디지털 기기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여기고 가끔씩 멀리하는 것도 치매 예바에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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