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정치적 함의” 백혜련 “본인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월요신문 권현경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손 변호사는 22일 새벽 12시53분께 취재진들에게 감사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 내용은 “악의적 오보, 감정 섞인 기사, 선동적 과장 등이 물러가고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검사님들과 검찰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였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온 시각은 22일 6시 55분경이다. 손 변호사가 이에 앞서 6시간 전에 문자를 보냈다. 검찰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손 변호사가 검찰을 칭찬하는 메시지를 기자에게 보낸 까닭이 무엇일까. 검사 출신 의원들과 직접 전화통화해 그 의미를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검찰이 신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부인에 대해 강하게 추궁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변명하는 것을 받아 준 것을 충분히 소명 했다고 느끼고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아울러 “검찰 입장에서 보면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고 증거 자료가 다 확보돼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추궁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검찰에 대한 립서비스”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일종의 불구속을 위한 사인을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내놨다. 이 의원은 “서울지검장이나 검찰총장은 구속영장 청구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황교한 대통령 권한 대행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이번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까지 영장 청구를 하지 않으면 불구속으로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경진 의원은, 손 변호사가 검찰을 칭찬한 부분에 대해 “의례적인 얘기로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압박해서 자백을 얻어낼 목적 없이 입장을 확인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잘 들어줬다고 해서 무혐의 처리될 일이 아니지 않느냐. 검사가 신문을 할 때 강한 의지를 갖고 묻느냐가 관건인데 전직 대통령에게 강하게 물어볼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조서검토 시간이 6시간 이상 걸린 것과 관련해 “조서는 물어보고 정리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검사는 날카롭게 질문을 했을 것이고 그런 질문 부분을 좀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이미 검찰과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증거가 차고 넘쳐 공소 유지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수정 요청에 응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바른정당 김재경 의원은 “손 변호사가 정치하던 분이라 정치적 함의까지 포함된 것으로 본다.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이번 검찰조사 방향이 변호인단이 준비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한 입장을 밝혔으므로 소명된 것으로 보고 그런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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