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정호 회장,뉴시스 제공>

보험회사의 실적이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나 홀로 미소 짓는 오너도 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 조 회장은 올해에도 두둑한 배당을 받았다. 조 회장의 3년간 총배당금은 538억원이 넘는다.

조 회장의 올해 배당금은 메리츠금융지주에서 290억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에서 12억8000여만원 등 총 303억여원에 달한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총배당금액은 421억여원 규모이다. 이 중 조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전체 배당금 중 68.8%에 이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도 155원과 비교해 2배 증가한 수치다.

메리츠금융지주의 배당금 증액은 지난해 실적이 뒷받침했다. 지난해 매출액 1205억원, 영업이익은 985억원, 당기순이익이 934억원을 기록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 후 ‘3년 연속 배당’ 결정은 오너 일가를 위한 과도한 배당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013년 6월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으나 고연봉 고배당에 대한 비판이 일자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회장에서 물러났다. 그 뒤 메리츠종금에서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상근회장을 맡다가 2014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113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액 중 배당금 수익이 93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에 이른다. 그만큼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의 수입원중 배당금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메르츠금융지주의 배당금 수익을 발생시키는 계열사는 크게 4곳이다. 메리츠화재보험 302억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 369억원, 메리츠캐피탈 259억원,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3억원 등이었다. 올해 메리츠화재보험은 476억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 321억원 등 총 797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주사에게 안겼다. 메리츠화재보험은 보통주 1주당 830원의 배당금으로 전년 570원 보다 69% 늘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배당성향이 35%에 달한다. 이는 상위 5대 손해보험사들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메리츠화재의 총 배당금 900억원 가운데 지주사에 배당된 금액은 전체 배당금의 53%에 이를 정도로 높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으로 꼽힌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최대 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32.36%)는 32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호실적으로 배당정책이 이뤄진 것이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고배당 실시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기자본이 필요한 점, 또 메리츠화재가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을 위한 준비금 충당 등을 고려하면 ‘3년 연속 고배당’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회사 자산이 그만큼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율은 67.69%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조정호 회장은 올해 300억원 이상 배당금 외에 고액의 급여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차등 배당제도를 통해 배당을 낮춰 받아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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