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율주행차(좌)와 구글 자율주행차(우).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30일 열린 서울모토쇼를 통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율주행차는 지난달 20일 네이버가 국내 IT 기업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차량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의 자율주행 기준인 0~5단계 가운데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는 ‘조건부 자동화’ 수준으로, 전반적 자율 운행은 가능해도 비상 상황에서는 인간이 운전에 개입해야하는 단계다.

네이버 자율주행차가 차별화로 내세운 점은 인공지능(AI)의 일종인 ‘딥러닝 기술’의 접목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딥러닝 기술을 반영해 도로 위의 사물과 위치를 파악해 차량 경로를 계획하고, 측후방 영상으로 빈 공간을 파악해 차선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은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의 송창현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역량을 키워온 ‘시각 인지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의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기계학습 기반의 기술을 실제 차량 주행에 접목하는 실험을 통해 정확도가 높은 인지 기술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도로 주행을 통해 데이터를 쌓아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율주행차를 통한 사업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우리가 지향하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위해 공간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쌓고 지능형 이동수단에 관한 연구를 꼭 해야 한다. 이런 의도하에 자율주행차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면서 향후 글로벌 IT기업과의 경쟁도 주목받고 있다. 구글, 바이두 등은 네이버에 앞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들 기업은 대형 포털 사이트를 보유한 IT 기업이면서 자율주행 기술 연구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 중 구글은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가장 활발한 기업이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팀인 ‘웨이모’는 라이슬러 퍼시피카 하이브리드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테스트에는 총 100대의 차가 투입된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은 네이버와 비슷한 3단계 수준이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더 높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자동차국이 공개한 자율주행차 운행 중 운전자 개입 횟수 리포트에 따르면,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는 1마일 당 0.0002로, 평균 5000마일(8047km)당 1회의 운전자 개입 횟수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경우, 1마일당 0.33, 포드는 1마일당 0.005로 집계됐다.

바이두는 지난 2014년부터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착수,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 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 테스트를 허가 받았다. 바이두는 현재 ‘인텔리전트 드라이빙 그룹’에 소속된 자율주행부서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두는 오는 2018년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2020년부터는 대량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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