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 % <자료=한국대부금융협회>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전당포도 양극화 시대다. 2010년대 중반 ‘IT전당포’와 ‘명품전당포’ 붐으로 늘어났던 전당포 등록 업체 수가 최근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전당포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서울 강남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기업형 전당포는 성업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전당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1900년대 초반이었다. 전당포는 물건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사금융의 일종으로 서민들이 패물이나 고가의 저당물을 맡기고 돈을 융통할 수 있는 급전 창구 기능을 했다. 전당포 전성기였던 1970~80년대에는 서울 지역에만 850여개의 전당포가 있었다.

전당포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건 1990년대 들어 신용카드 보급이 확산되고 소액 대출기관 및 금융상품이 늘어나면서부터였다. 무엇보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진 영향이 컸다. 대부업법이 제정된 2002년까지만 해도 법정 최고금리는 66%에 달했다. 하지만 2007년 49%로 떨어진 최고금리는 2010년 44%, 2011년 39.9%, 2014년 34.9%로 떨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3월에는 27.9%까지 하락했다. 그 결과 전성기 시절 800개가 넘었던 서울 지역 전당포 수는 현재 210여개(2016년 3월 기준)로 줄어들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전당포가 2010년대 들어 ‘IT전당포’와 ‘명품전당포’ 붐이 불면서 ‘반짝’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협회에 새로 등록된 전당포 숫자는 해마다 늘어나 2016년 3월 말 기준 1058곳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223개와 498개의 전당포가 새로 생겼다.

하지만 최근 전당포 수는 다시 줄어드는 추세다. 전당포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압력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본력이 있는 기업형 전당포의 등장도 기존의 영세 전당포를 몰아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이재선 사무국장은 본지 통화에서 “한때 1200여개에 달했던 전당포 수가 최근 들어 950개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이 사무국장은 “최고이자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전당포 업체의 수익성이 점점 악화됐다. 예전에는 연 환산 거의 100% 정도의 이자를 받았었는데 지금은 최고이자율인 연 27.9% 밖에 못 받는다. 연 27.9%의 이자로는 월세도 못 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당포업의 전망과 관련해 이 사무국장은 “현재 등록된 전당포의 95% 이상이 예전의 전통적인 전당포다.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최고금리도 낮아졌다.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10여개 정도의 기업형 전당포를 제외하면 사실상 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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