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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가 출범 3일째 돌풍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존 금융기관들은 K뱅크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은행별로 인터넷은행의 등장에 대비한 준비를 해온데다 은산분리 규제가 K뱅크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테크 애널리스트 관점에서 보면 K뱅크는 ‘알뜰폰’과 비슷하다”면서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제한에 들어가면서 은행 대출은 막혔고, 2금융권 대출을 받자니 비싼 이자가 부담됐던 일부 비우량고객들이 인터넷은행을 대안으로 본 것 같다. 하지만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은행 금융자산의 대다수를 보유한 우량고객들이 인터넷은행을 통해 거래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VIP들은 기존의 시중은행을 통해서도 대출을 마음대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산분리 규제에 따른 낮은 지분율 문제도 K뱅크의 한계로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어떤 비즈니스던 경영성과가 자신에게 큰 영향이 없는데 목숨 걸고 할 사람은 없다”면서 “은산법 때문에 KT가 가져갈 수 있는 지분은 최대 10%, 의결권 있는 지분은 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T의 지분이 49%까지만 올라가면 해볼 수 있는 게임이다. 기존의 통신사업 부문과 연합해서 할 수 있는 모델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이런 것들을 주도적으로 추진 할 대주주가 없다. 지분이 몇 프로밖에 안되는데 KT가 올인 해서 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의 등장에 대비한 플랫폼을 이미 준비해온 것도 K뱅크 돌풍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본지 전화통화에서 “신한은행의 경우 ‘써니뱅크’라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이미 구축하는 등 인터넷은행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면서 “인터넷은행의 고금리 예금 상품도 사전에 예상했던 부분이다. 현재는 인터넷은행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자로 지목했던 저축은행들도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인 K뱅크와 저축은행 간에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주력으로 한 대부계열 저축은행들을 제외하면 인터넷은행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K뱅크뿐만 아니라 P2P업체와 중금리시장을 공략하는 은행이 모두 경쟁자”라면서 “‘준 인터넷뱅크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및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뱅크’,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등의 작업을 통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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