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 인수 2년만에 2배 수익, 배당금만 8013억원

“역시 M&A 귀재다” “신의 한 수가 통했다”
요즘 한화그룹 안팎에서 종종 들리는 말이다. 신의 한 수의 주인공은 한화 김승연 회장이고 그가 선택한 포석은 한화토탈이다.

한화그룹은 2015년 4월 30일 삼성토탈·종합화학·테크윈·탈레스 등 4사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조8541억원. 당시 언론은 이를 ‘빅딜’로 표현했다. 하지만 여론은 기대보다 우려하는 시각이 더 많았다. 2014년 인수 당시 국제유가가 폭락해 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내부 반발도 거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수 소식을 접한 삼성토탈 직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매각에 반대했다. 삼성 계열사에 속했다가 한화로 옮기면서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됐다.

한화토탈은 이런 우려를 극복하고 인수 2년 만에 큰 흑자를 냈다. 지난해에 1조466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 이는 한화그룹 전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살펴보면 한화토탈은 지난해 매출 8조1852억원, 영업이익 1조4667억원, 당기순이익 1조701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과 대비하면 영업이익이 8배, 당기순이익은 11배 넘는다. 김승연 회장이 선택한 ‘신의 한 수’가 통했다는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화토탈의 잇단 승전고에는 운도 따랐다. 2015년부터 석유화학산업의 업황이 개선된 것.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원가 경쟁력이 살아나 동종업체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다. 한화토탈의 주력 제품인 페트병 원료 파라자일렌(PX)과 스티로폼 소재 스타이렌모노머(SM)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한화토탈은 주력 계열사로 우뚝 솟았다.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이 석유화학인 점을 감안하면 한화토탈의 성장이 계열사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 직원들도 만족하고 있다. 한화토탈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5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이 버린 회사를 살려낸 한화. 역시 석유화학업종의 강자답다는 말과 함께 김승연 회장의 리더십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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