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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202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Block Chain)’에 의해 발생할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전망한 내용이다. 블록체인은 어떤 기술이기에 이처럼 주목받는 것일까.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다. 여러 건의 데이터가 하나의 ‘블록’으로 묶어 이미 생성된 블록에 ‘체인’처럼 연결돼 블록체인이라 불린다.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안정성에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 참가자가 똑같은 장부를 공유하고,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하기 때문에 보안에 강하다. 블록체인에 기록한 정보는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에 기록한 정보를 위·변조하려면 전체 사용자를 알아내 기록된 정보를 동시에 해킹해야 하기 때문.

예를 들어 은행이 1만명의 계좌 정보를 서버 한곳에 보관하는 형태라면 블록체인에서는 1만명의 PC나 스마트폰에 분산해 보관한다. 따라서 블록체인의 정보를 훔치려면 1만명의 PC를 모두 훔쳐야 하는 셈이다.

당초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보인 곳은 보안성을 중시하는 금융권이었다. 지난 2015년 이전까지는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블록체인의 영역은 금융권를 넘어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ICMB’(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이와 관련 삼성SDS는 지난 6일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공개했다. 넥스레저는 보안 인증을 시작으로 금융, 유통, 제조 등 모든 산업 인프라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S 측은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 유출에 따른 보안 사고가 발생된 적이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 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블록체인 상용 기술 개발에 뛰어든 곳도 있다. LG CNS의 경우, 2015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B-Trading) 개발에 성공했다. 주주에게 문서 형태의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대신 블록체인을 이용해 전자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9일에는 SK(주) C&C가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아이디(ID) 인증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통합 절차 없이 금융, 통신,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원 아이디’를 실현한다. SK C&C는 블록체인 상에서 개인ID 증명 값이 모든 서비스 제공사업자에 공유되고, 로그인 시 인증 기록이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게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IBM은 최근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 ‘IBM 블록체인’을 출시를 알렸다. IBM 블록체인은 사용되는 코드를 보호해 권한이 있는 사용자도 접근할 수 없게 개발돼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덴마크 해운기업 머스크(MAERSK)의 경우, 자사의 물류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고객사가 온라인으로 머스크 라인에 선박 계약을 발주하면, 발주 정보가 담긴 ‘블록’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고객사·해운사·항만·세관 등 거래와 관계된 당사자들에게 이 블록이 전송된다. 모든 관계자들은 해당 거래를 확인하고 승인한다.

미국 월마트는 불량 식품 사태가 잦은 중국 매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각종 식품의 유통 경로를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가 사육과 도축 단계를 거쳐 슈퍼마켓 진열대에 오를 때까지 각종 유통 정보가 자동으로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 경우 원산지나 유통기한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월마트는 블록체인의 강점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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