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중국인이 정말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도박이다. 어느 나라이든 도박은 존재하나, 중국만큼 도박을 즐기는 나라도 드문 편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된다. 중국의 도박에 관한 역사는 깊다. 문헌상으로는 진(秦)나라 이전부터 기록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이 워낙 도박을 좋아하다 보니 전국시대(戰國時代)에는 법으로 금지시키기도 하였고, 수(隋) 당(唐) 시대에는 문학 작품에도 등장한다. 명나라 때 선종은 벌레싸움 도박을 즐겨 관리들이 앞 다퉈 벌레를 진상하기 바빴다.

청나라에 이르러 서양문물이 유입되면서 경마, 포커 등이 들어왔고, 특히 그 유명한 마작이 이때부터 들불처럼 성행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명절은 물론이고, 연중 어느 때나 항상 마작을 즐긴다. 동네마다 노인정이 있는데 담소를 나누러 오기 보다 마작을 하러 오는 노인들이 더 많다. 북경에는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는 한파에도 바깥에서 마작판을 벌이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면 이 집 저 집 할 것 없이 마작패 섞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폭죽소리와 마작패 소리가 워낙 요란하다 보니 조용하게 유식을 즐길 틈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요란한 명절의 마작시즌이 지나고 나면, 중의원(中醫院)에는 어깨 결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떼로 찾아온다. 며칠 밤을 꼬박 새워 마작에 몰입하다보니 신체에 무리가 온 때문이다. 중의원에선 이들 환자에게 침술이나 부항을 떠서 치료해준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인들은 마작을 도박이 아니 오락으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중국인들은 “지인들과 즐기는 마작을 즐기는데 그게 왜 도박이냐”고 반문했다. 중국인들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나름 일리가 없지 않다. 도박이면 딴 돈을 모조리 가져가지만 판이 끝난 뒤에 딴 돈으로 밥 사고 술 사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도박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장소 불문’이라는 점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나 광장, 공원은 물론이고 기차 안에서도 마작판을 벌인다. 마작탁자를 펴놓기 불편한 장소에서는 카드놀이를 한다. 몇 명만 모이면 바로 판을 벌이는데 무료함을 때우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인들이 즐기는 특이한 도박 중에 투실솔(斗蟋蟀)이라 불리는 귀뚜라미 싸움이 있다. 이 역시 당나라 때 귀족들이 즐기던 도박으로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체급별로 접시 위에서 싸움을 붙이는 방식인데 귀뚜라미 가격이 비싼 것은 한화로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 또 그 귀뚜라미가 죽게 되면 무덤도 만들어 준다.

중국인의 도박 사랑은 대륙뿐 아니라 중화권 전체가 마찬가지다.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국인이 사는 곳은 물론이고 화교들이 진출해 있는 곳은 여지없이 도박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도 카지노장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중국인들이다.

중국 관리들 중에는 사형을 당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역시 도박과 관련된 사례가 상당하다. 부정축재해서 번 돈으로 도박을 벌이다가 공안당국에 적발되는 사례가 허다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중앙 정부에선 공무원들이 마카오에 가면 특별 감시를 한다. 모택동이 그랬던 것처럼 시진핑도 마약, 매춘, 도박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나 근절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딱 하나, 중국인들이 도박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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