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권현경 기자]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3자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했다.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 탓이다. 유 후보는 첫 TV토론회에서부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화제를 모았다. 한 여론조사에서 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로 뽑히기도 했다. 그런데 왜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까. 정치 전문가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유승민 후보는 토론을 정말 잘한다. 논리적이고 순발력도 있고 상대를 몰아붙일 줄도 안다. 그러나 토론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를 바꾸게 하지는 못한다. 토론을 잘 하는 것과 지지율은 크게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단일화와 관련해 “바른정당이 유 후보 사퇴의 길을 열어두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연대나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해왔기 때문에 가능성이 거의 희박할 것으로 본다. 홍준표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1%까지 올랐다. 15%만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자유한국당 역시 단일화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우리나라 선거문화 중 하나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강구도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후발주자들이 악전고투를 하더라도 반영이 잘 안 된다. 보수층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으로 양분돼 있는 가운데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합리적 보수층을 아우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당을 지지하는 지지층 사이에서도 유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이 덧씌워져 전통적인 보수층 지지를 끌어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지율도 빈익빈 부익부와 같다. 기존 지지기반이 좀 있어야 중도층과 유보층을 견인해 올 수 있는데 심상정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유권자의 사표방지 심리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특히 유 후보가 보수단일화 또는 반문 단일화를 하게 될지, 낮은 지지율로 완주 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토론회에서 선방하더라도 이런 제약이 후보 상품에 비해 지지율을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본지 통화에서 “유승민 후보가 토론회에서 비교적 낫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안보 문제와 관련해 강경 보수 색체를 보이면서 이념 공격을 많이 했다. 홍준표 후보와 차별화를 통해 합리적 보수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평론가는 “이제 보수층 무게 중심이 자유한국당쪽으로 넘어간 상태다. 바른정당 자체가 분당 이후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이지 못했던 것이 유 후보 지지율 정체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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