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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25일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경제·안보 문제 등을 놓고 불꽃 튀는 공방전을 펼쳤다.

이날 집중 검증이 이뤄진 정책 가운데 하나는 문재인 후보의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이었다. 문 후보는 연평균 4조2000억원을 투입해 공공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사회서비스 공공기관 및 민간수탁 부문 일자리 34만개 △공공부문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으로 30만개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다.

이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소요 재원 측면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 후보는 “5년간 21조원, 1년에 4조2000억원 든다고 하셨다. 4조2000억원을 81만개로 나누면 1년에 500만원, 월 40만원이다. 문 후보님은 월 40만원짜리 일자리를 81만개 만든다는거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우선 81만개 가운데 공무원은 17만개, 나머지는 공공 부문 일자리”라면서 “공공기관은 자체 재정, 수익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그것이 다 예산 소요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이거 직접 계산해봤냐”면서 “81만개 중에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명에 대부분의 돈이 들어가고 나머지 64만개 일자리는 4조원 예산으로 만든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계신다. 17만4000명 공무원에 9급 초봉만 줘도 1년에 4조5000억원인데 재원을 너무 낮춰 잡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이미 다 계산했다”면서 “소요예산 측정 시 9급 공무원 초봉으로 계산한 것이 아니라 7급 7호봉으로 계산했다. 우리가 발표한 것 보시고 더 자세한 내용은 우리 정책 본부장과 토론하는게 좋겠다”고 응수했다.

확인 결과 두 후보의 발언은 모두 타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해 기준 9급 공무원의 초봉은 연 2059만원이다. 여기에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명을 곱하면 3조3526억6000만원이다. 따라서 공무원 일자리만으로도 전체 공공일자리 재원을 넘어선다는 유 후보의 지적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지난해 7급 공무원 초봉은 2532만원으로, 여기에 17만 4000을 곱하면 4조4056억8000만원이다. 따라서 연평균 4조2000억원이 든다는 문 후보의 발언도 정확한 답변은 아니다.

동성애가 에이즈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얼마나 이 나라에 퍼져있는지 아느냐”면서 “1만 4000여명의 에이즈 환자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홍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에이즈에 대한 일반의 편견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에이즈는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라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가 성관계나 수혈 등을 통해 인체에 침투해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병이다. 성관계가 에이즈의 감염경로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이 동성 간의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성과 성관계를 하더라도 그 상대방이 HIV 감염인이었다면, 또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였다면 감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단법인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발표한 가장 안전한 행위부터 가장 위험한 행위 순서는  1. 절제 2. 자위행위 3. 상대방과 다리사이로 관계 4. 커니링거스(남성이 여성 성기에 구강성교) 5. 콘돔 착용 후 페라치오 (여성이 남성 성기에 구강성교) 6. 콘돔 착용 없이 페라치오 7. 콘돔착용 후 질 성교 8. 윤활제와 함께 콘돔 착용 후 항문성교 9. 자위기구 공동이용 10. 콘돔착용없이 질성교 순이다. 하지만 이 10개 항목에 동성 간 성관계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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