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트게이트 홀딩스 대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대표가 화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한국 50대 부자 순위와 재산 규모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낯선 이름이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제치고, 4위를 차지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대표다. 권 대표의 재산 규모는 61억 달러(약 6조8970억원)로, 한국 부자 1위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다음으로 재산이 크게 늘었다.

권 대표는 자수성가형이다. 온라인 사격게임 ‘크로스파이어’을 통해 부를 쌓았다. 대중 앞에 나선 적이 없어 게임업계에선 은둔 경영자로 통한다.

1974년생인 권 대표는 1999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졸업 후 곧바로 창업했는데 시작은 게임이 아니었다. 첫 사업으로 온라인 교육 솔루션 회사 ‘포씨소프트’를 설립, 교육용 동영상 강의 편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의 제품은 국내 대기업과 해외 대학교 등에서 판매됐지만 수익은 저조했다. 이후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게임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가 ‘스마일 게이트를’ 설립한 것은 28세였던 2002년. 밤낮으로 개발에 매달린 끝에 온라인 사격게임 ‘헤드샷온라인’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반응은 신통찮았다. ‘서든어택’ 등 다른 사격게임이 이미 국내 게임시장을 장악했기 때문.

회사가 자금난에 빠지자 권 대표는 중국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는 국내 게임업체 네오위즈, 중국 인터넷 회사 텐센트와 손잡고 ‘헤드샷온라인’을 리뉴얼한 ‘크로스파이어’ 중국판을 2008년에 내놓았다. 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24시간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일했다.

권 대표는 모든 포커스를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췄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과 황금색을 게임아이템에 반영하는가 하면 중국 전통의상 및 건물 등을 게임에 적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크로스파이어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했다. 수년간 중국 온라인게임 1위 자리를 지켰고, 동시접속 600만명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 크로스파이어의 전체 이용자 수는 6억5000만명이 넘는다.

현재 크로스파이어의 연간 매출은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권 대표는 텐센트로부터 받는 로열티 수입으로만 연간 6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그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IT 문화 콘텐트, 퍼블리싱, 투자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사업의 핵심은 개성적이거나 근사한 것 아니라 ‘잘 하는 것’이 돼야 한다.” 권 대표가 강조하는 말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