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카콜라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최대 음료기업 코카콜라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번진 탄산음료 기피 현상에 매출이 뚝 떨어진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지난해 매출은 418억6300만달러로 2012년 이후 4년 연속 하향세다.

직원 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현재 코카콜라 직원 수는 본사와 해외 지점을 합쳐 10만명 정도다. 5년 전 직원 수 15만여명에 비하면 30% 넘게 줄어든 것. 매출 하락은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져 올해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코카콜라는 25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본사 직원을 중심으로 1200명을 감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는 이날 "추가적인 인력 감축을 통해 2019년까지 연간 8억달러씩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콜라시대의 몰락은 이미 예견됐다. 2011년 핀란드에서 시작된 '설탕세(稅)'는 유럽에 이어 미국으로 확산됐다. 미국은 2015년 3월부터 일부 주가 청량음료에 대해 설탕세를 10% 추가함으로써 청량음료 매출이 10% 감소했다. 반면 생수 구입량은 16% 증가했다. 

이후 설탕세는 주요 선진국에 도미노 현상으로 번졌다. 일례로 올해 4월 뉴질랜드 치과협회(NZDA)는 정부를 상대로 설탕세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치아건강을 위해 설탕세를 도입함으로써 청량음료 섭취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최근에는 미국 비영리 시민단체인 프락시스 프로젝트가 코카콜라와 미국음료협회(ABA)를 상대로 고소했다. 당분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를 광고하면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축소해 소비자를 속였다는 것. 이런 추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체가 코카콜리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미국 본사 매출이 반토막이 났으며 남미와 유럽시장도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경쟁사인 펩시는 일찌감치 ‘탈 탄산음료’를 선언하고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펩시는 현재 수익의 60% 이상을 스낵 사업부분에서 창출시키고 있다. 콜라시장에서 여전히 2인자이지만 사업 다각화와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으로 펩시만의 경쟁력 확보한 것.

펩시는 웰빙 트랜드에 주목해 고급 음료 시장을 개척했다. 자연 친화적이고 몸에 좋은 음료를 잇따라 개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트로피카 등 열대 과일 음료다. 또 게토레이 등을 통해 기능성 음료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펩시의 선전은 실적으로 입증된다. 펩시는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펩시코는 26일(현지시간) “1분기 조정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주당 94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6% 증가한 120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119억8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경제전문지 FT는 펩시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의 건강 스낵과 음료 판매 전략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코카콜라의 추락은 CEO 교체로 이어졌다. 20년간 코카콜라 CEO를 지낸 무타르 켄트는 오는 5월 퇴임한다. 펩시와 코카콜라 CEO의 리더십 차이는 분명하다. 누이는 변화를 이끌어냈고 켄트는 현실에 안주했다. 펩시는 탄산음료 매출이 20%에 불과하지만 코카콜라는 매출의 70%가 탄산음료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