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식물을 기르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다. <사진=정재경 제공>

식물이 200여 개 가득 들어찬 ‘온실 같은 집’은 외부 초미세가 100정도이면 내부 공간은 20 미만, 50 정도라면 10 미만으로 항상 건강한 공기 질을 유지한다. 물론 공기청정기도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잘 돌아가지 않는다. 빨간 불이 켜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먼지가 적어져 청소에 부지런을 덜 떨어도 된다는 점도 식물이 주는 큰 혜택.

공간이 작아서 고민이라면, 창문에 부착하는 압착고무를 이용해 수경재배식물을 길러도 좋고, 커튼봉에 매달아 키워도 좋다. 책꽂이 사이사이에 식물을 두어도 되고, 화장실 구석구석에도 놓아도 좋다. 꼭 식물을 바닥에 놓고 키워야 할 필요는 없다. 공기정화 및 실내공기질 향상에는 개체수가 무조건 많은 게 유리하다.

식물을 들이기만 하면 죽인다는 자칭 ‘식물 킬러’들이 많지만, 1편에서 추천한 3종류 스파티필름, 스킨답서스, 홍콩야자는 물에 담가만 두면 되기 때문에 사실 유치원생도 키울 수 있다. 식물이 주는 공기와 심리적 안정감, 심미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면 한 개 두 개 더 키우게 되는데, 이 때부터 필요한 관리 요령을 몇 가지 공유한다.

1. 뿌리는 건조하게 잎은 촉촉하게

뿌리에 물을 줄 때에는 흙이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하고, 물을 줄 때에는 뿌리 끝까지 가도록 촉촉하게 줘야 한다. 화분 위에만 살짝 물을 주게 되면 뿌리가 단단하게 자라지 못 한다. 몇 번 하다 보면 물이 흘러 넘치지 않고, 화분 바닥까지 가는 딱 맞는 지점을 알 수 있다. 화분 흙이 완전히 말랐다는 기준은 흙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흙이 묻어 나오지 않는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역시 몇 번 하다 보면 일일이 화분을 찔러보지 않아도 감이 온다.

잎에는 아침마다 스프레이를 해 주는 편이 좋다, 해를 받아 광합성이 활발해지는 아침과 낮에 스프레이를 해 주면 잎이 촉촉해지고, 호흡이 활발해지니 먼지와 유해물질도 더 많이 먹는다. 바빠서 몇 번 걸렀다고 식물이 죽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 노랗게 변한 잎, 시들시들한 잎은 곧바로 제거

애정을 갖고 돌보던 식물이 시들시들한 잎을 보여주거나, 잎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면 보통 여기서부터 포기하게 되는데,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그건 절대로 여러분이 잘 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다. 식물은 살아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든 잎이 생기기도 하고, 잎이 노랗게 변하기도 한다.

단, 그냥 두면, 곰팡이나 세균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혹시 모를 식물병이나 해충이 더 넓게 퍼지기도 하니 바로 바로 제거해 주는 편이 좋다. 제거해 주실 때에는 정원용 가위로 딱 잘라내는 편이 좋다.

액체비료 <사진=정재경 제공>

3. 뿌리에는 비료와 EM 용액을, 스프레이에는 EM용액을

식물들은 화분에 담기는 순간, 스스로 영양 공급하기 어렵다. 식물은 영양분이 모자라면 웃자라고 건강하지 못 할 뿐 아니라, 나무의 모양이 덜 예뻐질 수 있다. 실내용 화분에서는 뿌리 전체에 영양이 골고루 가도록 물에 섞어 쓰는 액체비료가 관리가 편하다. 겨울에는 성장이 거의 멈추니, 비료는 봄에 주는 편이 좋다.

쌀뜨물을 화분에 주거나 달걀 껍데기를 구워 가루로 만들어도 훌륭한 비료가 된다. 쌀뜨물에는 단백질 성분과 유기물질이 많아 하수구로 버렸을 때에는 BOD 수치가 높아져서 또 다른 오염원이 되니, 조금 번거로워도 화분에 주면 잘 자라고, 오염원도 줄여 일거양득.

믹서 날이 무뎌졌을 때 일부러 달걀 껍데기를 넣고 갈기도 하니, 모아 놓은 달걀 껍데기들을 오븐에 30분 정도 구워 표면의 세균을 살균하고, 믹서에 넣고 갈아 비료로 쓰면 날도 살아나고, 영양분도 풍부하게 공급이 되고 쓰레기도 줄고. 조금 부지런하면 많은 것들을 살려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은 방법은 EM 용액 활용하기. EM용액은 미생물 배양액인데, 설명서를 읽어보면 뭐든지 되게 하는 만능 용액이다. 빨래에 넣으면 세제를 줄이고 세탁 효과를 증진시켜준다 하고, 음식물에 넣으면 퇴비로 만들어 준다 하고, 심지어는 청소할 때도 좋다고 하나, 나는 화분에만 써 봤다.

스프레이 할 때 1리터에 2미리 정도 넣어 뿌려 주면 벌레가 거의 없어진다. 뿌리에도 액체비료+EM용액 타서 넣어주니 벌레가 거의 안 보인다. EM용액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무료로 나누어 주기도 한다.

매일 매일 조금씩 실천하는 내 몸의 부지런함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지속 가능하게 바꾸어 주는지 꼭 함께 했으면 한다. 가슴에 꽉 차 오르는 뿌듯함. 식물을 잘 기르는 것도 매일 매일의 힘이 필요하다. 작은 관심과 몸을 조금 더 움직이는 정도로 24시간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면 너무 적은 투자가 아닐까.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