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권현경 기자] “2일 결행된 13명 의원의 탈당은 사실상 김무성에 의한, 김무성의 쿠데타다. 김무성계 집단 탈당은 유승민 죽이기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당 일각에서는 지난해 4.13총선 직전 김무성 옥새 반란 건과 닮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김무성 선대위원장이 탈당 의원을 끝까지 만류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실은 어느 쪽일까.

바른정당 13명 의원이 2일 오전 탈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탈당한 의원은 김재경, 박순자, 이군현,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여상규, 이진복,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장제원, 박성중 의원이다. 정운천 의원은 이르면 오는 4일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잔류 의원은 총 18명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탈당한 의원들 중 상당수는 김무성계로 분류된다. 이들의 탈당에 김무성 고문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김 고문 자신은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비판 의견도 만만찮다.

유승민계 이혜훈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지금 남겠다는 분들 중 김무성계는 단 한명도 없다. 김무성 대표는 어쨌든 말씀이 당을 만든 주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나가겠냐며 당을 나가지 않겠다고 어제까지 말하고 있다”면서 모순점을 지적했다.

또 탈당파 의원 상당수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활약한 것에 대해 이 의원은 “그게 쇼였냐라며 어마어마하게 (댓글이) 많이 달린다”며 “베스트 댓글이 청문회가 뭐였냐고 얘기한다”고 개탄했다. 

탈당 사태가 김무성 위원장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다. 홍문표 의원은 2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전 대표 자신은 정당을 구성하고 선대위원장을 맡은 입장에서 ‘그건 아니다’, ‘같이 가자’고 권고했다. 이렇게 된 동기는 최순실 국정농단 때문이다. 보수가 여러 갈래로 나뉜 입장에서 좌파가 정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는 저희를 만류했다"고 전했다.

김무성계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 내에서는 김무성 위원장을 비롯, 탈당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집단 탈당 사태가 지난 3월15일 김무성-홍준표의 비공개 회동이 단초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회동 당시 홍 후보는 한국당 경선 후보, 김 위원장은 바른정당 고문이었다. 이들은 비밀리에 만나 양당의 연대 문제를 집중 논의했고 그 결과가 2일 집단 탈당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유승민 후보 입장에서는 김무성 위원장과 ‘적과의 동침’을 하게 됐다. 김무성 위원장의 탈당은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김무성 지역구는 부산 영도구다. 자유한국당이 부산 경남과 TK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자유한국당으로 리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남은 건 시기다.

바른정당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지만 이후엔 미련 없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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