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국인과 개 출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을 내건 모습. <출처=더쿠>

1970년대 불세출의 액션스타 이소룡의 ‘정무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의 압권은 이소룡의 현란한 액션이다. 주인공 이소룡은 스승의 원수를 갚기 위해 상해로 돌아온다. 그러다 상해 공원 앞에 내걸린 ‘중국인과 개는 출입금지(華人與狗不准入内)’라는 표지판을 보고 분개한 나머지 특유의 발차기로 푯말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실제로 서양 조계지였던 이곳에 중국인은 기본적으로 출입금지였고, ‘단 백인을 모시는 중국 하인은 제외’됐다. 장개석이 상해를 점령할 때까지 이 조치는 계속됐다.

웃지 못할 점은 이젠 중국인들이 그 흉내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9년 운남성 곤명시의 한 식당에서 ‘일본인과 개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을 내걸어 화제가 됐었는데, 흥미로운 건 중국네티즌의 70% 이상이 이 식당의 처사를 지지했다는 점이다.

일본 뿐 아니다.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그들의 심기를 거슬리는 나라의 국민은 어김없이 개와 함께 출입금지 당한다. 최근에는 한국인이 주 타깃이 됐다. 최근 중국의 대도시에선 ‘한국인과 개 출입금지’ 팻말과 현수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뿐 아니라 태극기를 찢는 등 비이성적인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반면 자신의 안하무인식 행동에는 지나치게 관대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벌이는 추태는 목불인견이다. 루브르 박물관 분수대에서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그는 사람은 영락없이 중국인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도 중국인 관광객의 추태가 화제다. 보통 벚꽃이 만개하는 3월에서 4월 사이에 수십만명의 유커가 일본을 찾는데, 그들을 보고 기겁하는 일본인들이 한둘 아니다. 벚꽃을 관람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무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꽃을 꺾는 추태가 다반사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일본의 한 언론사가 "몰상식한 중국 관광객을 위해 전용 촬영구역을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을 정도다.

한국에서는 일본보다 추태가 더 심하다. 일본보다 국력이 약하다고 깔보는 탓인지 폭행 살인까지 일삼는다. 제주도 한 음식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8명이 외부에서 산 술을 꺼내 마시자 식당 주인이 제지했다. 그러자 중국인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주인을 집단폭행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제주의 차이나타운이라고 불리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와 성산 일출봉 등지에서 무단 횡단과 오물 투척, 노상 방뇨 행태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들어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기초질서위반행위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몰상식한 행동은 중국정부 스스로 인정한다. 중국사회과학원 관광연구센터 장광루이(張廣瑞) 소장은 “중국인의 해외여행지 추태는 소양 부족과 문화적 차이·생활습관·빈번한 해외관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류치바오(劉奇葆) 중국공산당 선전부장은 ”중국인의 해외여행 교양을 높이는 것은 국가의 문명화된 이미지와 관련 있는 중대한 일“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당부가 지켜질 정도로 중국인들이 각성할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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