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지난 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언급한 ‘구글트렌드(https://trends.google.com/)’가 화제다. 이후 홍 후보는 계속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글트렌드 수치를 언급하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구도’를 이뤘다고 선전하고 있다.

4일 오전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현재 이시각 구글 트랜드는 홍48, 문52, 안 22입니다”라며 “구글트랜드상 으로는 박빙이다. 저는 급등세이고 문은 정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최초로 구글트렌드 수치를 언급한 것은 지난 2일부터다. 당시 그는 “구글 트렌드는 오늘 아침 기준으로 제가 43, 문재인31, 안철수23 입니다”라며 “조작 일삼는 여론조사보다 미국 대선을 정확히 맞추었던 구글트렌드”라고 추켜세웠다.

다음날인 3일에도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4시간 구글 빅데이터를 보면 전국평균은 홍28, 문 26, 안 13 으로 발표됐다”며 지역별 자신과 문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구글 트렌드 수치를 올렸다. 홍 후보 주장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경 구글 트렌드는 호남권을 제외하고 ‘홍준표’ 키워드가 가장 앞섰다.

 

홍 후보가 ‘현재 이시각’ 구글 트렌드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구글트렌드는 구글 사이트 사용자의 검색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신 트렌드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로, 특정 키워드가 검색된 빈도수를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일정 기간 동안 가장 검색횟수가 많았던 시점을 100으로,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수치화해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지난 일주일간 구글 트렌드에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키워드를 검색하면(4일 오후 2시 기준), 마지막 대선토론이 있었던 5월2일 오후 9시에 ‘홍준표’ 키워드가 가장 많이 검색돼 이 수치는 100으로 나타난다. 나머지 키워드는 문재인 71, 유승민 63, 심상정 61, 안철수 52다. 이와 같은 결과는 매 시간마다 새로운 검색빈도수가 업데이트돼 변하는 ‘x값’이다.

지난 7일간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키워드의 구글 트렌드 그래프. <그래픽=구글 트렌드 캡쳐>

 

구글 키워드 순위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특정 키워드를 입력해 검색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특정 후보의 ‘지지율’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가장 검색횟수가 많았던 시점을 100으로 기준삼기 때문에 검색기간에 따라 평균치도 시시각각 다르다.

4일 오후 2시 검색 기준으로 지난 30일간 문·홍·안 키워드를 비교하면 평균치는 문56, 홍34, 안53로 나타난다. 수치 100으로 나타난 키워드는 4월19일 ‘문재인’으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문재인 펀드’가 출시되던 날이었다. 다음으로 높은 수치의 키워드는 4월 6일 ‘안철수(84)’로 안 후보의 조직폭력배 연루설이 제기됐던 때다.

지난 한달간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후보의 구글 트렌드. <사진=구글트렌드>

구글 키워드가 지지율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대중의 관심도가 어디에 쏠렸는지 가늠할 수는 있다. 지난 한달간 ‘안철수’ 키워드는 4월 중순을 전후로 급격히 하락했다. 홍준표 키워드는 ‘돼지 발정제’ 논란이 일었던 4월20일 전후로 급격히 상승했다. 대통령 후보로서 품위와 자질 여부에 상관없이 ‘바이럴 마케팅’이 먹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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