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알뜰폰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알뜰폰 업계가 활로 모색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기준 700만 명을 넘었다. 지난 2011년 7월 본격적인 제도 도입 후 5년 9개월만의 성과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로 국내 휴대전화 보유자 10명 중 1명이 알뜰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가입자가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2015년 이후부터는 성장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 알뜰폰 가입자 수는 2014년 9월 400만명, 2015년 4월 500만명, 2016년 1월 600만명으로, 400만에서 500만명이 되는 데에 7개월 걸렸지만 600만에서 700만명이 되는 데는 14개월 소요됐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가입자 증가세가 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적자도 부담이다. 알뜰폰 전체 사업자의 적자 규모는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2015년 511억원, 2016년 317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계속되면 통신사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 알뜰폰 업계의 활로 모색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차별화 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

KT M모바일의 경우, 결혼·장례·돌잔치 등 상조 프로그램과 연계된 상품에 가입하면 3년간 통신비 99만원을 전액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가입 기간 동안 행사 지원을 받지 않으면 납입한 원금은 전액 환급된다.

CJ헬로비전은 이통3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 유심요금제를 출시,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에 대해 요금을 돌려주는 유심 요금제를 선보였다. 음성과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되며, 남은 데이터는 MB당 1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큰사람, SK텔렝크 등은 신용카드사와 손잡고 매월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는 그동안 휴대전화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이용자들에게 휴대전화 파손·고장 보상을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2200원에 연간 10만원 한도에서 수리비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다. 알뜰폰 업계는 단말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프리미엄폰 판매에도 나섰다. CJ헬로비전·SK텔링크·세종텔레콤 등은 최신 프리미엄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8’과 LG전자 ‘G6’를 판매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월 6만원대 요금제로 갤럭시S8이나 G6를 구매할 경우, 최대 33만원까지 보조금을 제공한다.

이밖에 에넥스텔레콤은 올 상반기 가전 및 가구 대여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접목한 ‘홈 IoT’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홈 IoT는 이동통신3사가 선점하고 있지만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들의 통신비 인하 공약도 변수다. 후보들은 ▲기본료 폐지 ▲잔여 데이터 이월 ▲제4이동통신 추진 등과 함께 ▲전파사용료 면제 등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오히려 알뜰폰 사업자의 자생력을 잃게 만들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경쟁력이 없는 시장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학습효과를 경험한 알뜰폰 사업자들은 자구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이 지속 성장하려면 노년층을 위한 전용 서비스라는 인식을 벗어나야 한다. 이통사 고객을 새롭게 끌어 들이고 기존 알뜰폰 가입자를 붙잡아 두기 위해 투자를 확대,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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