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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칼리코 설립 4년…연구 성과 쉬쉬 왜?
<사진출처=칼리코 홈페이지 화면 캡처>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최근 과학적 접근을 통해 영생불멸에 도전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정보기술(IT) 혁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쥔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이 뇌과학, 분자생물학, 유전공학, 나노기술에 그들이 쌓은 부를 투입하면서 생명연장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명연장 기술의 실현이 인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이 자회사로 설립한 바이오기업 ‘칼리코’(Calico)는 생명연장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다. 칼리코는 ‘캘리포니아 생명 기업(California Life Company)’의 약자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노화의 근본 원인을 알아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3년에 설립했다.

칼리코 설립 당시 시장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약 하나를 만드는 데도 10년 넘는 시간이 걸리는데 IT기업인 구글이 생명연장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은 이듬해인 2014년 9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칼리코의 노화 연구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공동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올 3월에는 노화방지·항암신약 개발을 위해 바이오테크 기업인 C4 테라퓨틱스와 5년간 협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설립 당시 억만장자의 치기로 간주됐던 회사가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기업과 잇따라 손을 잡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사진출처=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2013년 9월 30일자 화면 캡처>

지난해 12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간한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칼리코 과학자들은 수명을 연장하는 단서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생체 물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벌거숭이 두더지쥐다. 아프리카 동부 지역의 땅속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몸길이 8~10㎝에, 이름 그대로 털이 거의 없는 보잘것없는 동물이다. 하지만 수명은 32년으로 같은 크기의 다른 쥐에 비해 10배 이상 길다. 암에 걸리지도 않고, 통증도 느끼지 않는다. 산소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도 18분간 살 수 있다.

이에 칼리코 과학자들은 벌거숭이 두더지쥐의 혈액이나 분비물을 분석해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이 수명과 관련되는지 살피고 있다. 동시에 벌거숭이 두더지쥐의 유전자를 해독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벌거숭이 두더지쥐가 세포의 변형을 막는 물질을 만들어내 암세포가 증식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빵이나 술을 빚을 때 들어가는 발효 세균인 효모도 칼리코의 집중 연구대상이다. 칼리코 소속의 데이비드 보트스타인 박사는 지난달 MIT 강연에서 효모의 오래된 세포를 분리하는 기술을 소개하면서 “효모는 감자에서 싹이 나듯 나이 든 세포에서 새로운 세포가 돋아나 증식한다. 오래된 세포와 새로 나온 세포에서 작동하는 유전자가 어떻게 다른지 추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칼리코의 신시아 케니언 부사장은 과거 선충의 DNA 한 부분을 바꿔 수명을 3주에서 6주로 늘린 바 있다. 포유동물에서도 같은 방법이 가능하다는 게 칼리코 과학자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생명연장 기술과 관련된 칼리코의 구체적인 연구개발 내용과 성과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설립 이후 칼리코가 공식적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없는데다 언론 취재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들 대부분도 칼리코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학회 등에서 간간이 밝힌 연구 결과를 종합한 수준에 불과하다.

칼리코의 ‘비밀주의’는 생명연장 기술에 대한 불안감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VOX)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회사 중 하나인 구글이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전체 예산과 맞먹는 금액을 노화연구에 투입하고 있지만 그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 “구글이 노화방지 연구를 왜 그렇게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는 지 아무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노화연구소의 니르 바르질라이 교수는 “우리 연구 분야는 노화를 늦추고, 그것을 통해 질병을 지연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하지만 칼리코 연구원들이 하는 작업은 이와 다른 종류인 것 같다. 그들이 사용하는 효모, 선충류, 벌거숭이 두더지쥐 등의 모델은 약물 개발과 관련된 모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생명연장 기술의 실현이 인류사회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수명의 대폭 연장은 인류 전체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 사회의 역동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6세대 이상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에서는 가족에 대한 기존 관념에도 일대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독재국가에선 권력자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독재의 장기화도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마누 조셉 역시 “향후 몇 십 년 동안 인간이 영생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수명이 200년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일부 억만장자들은 여분의 세기를 누릴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대한 대양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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