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52포인트(2.30%) 오른 2,292.76에 마감했다. <사진출처=네이버증권>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국내 증시가 제19대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개선과 국내 기업 실적 개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트럼프노믹스 가시화 여부 등은 국내 증시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52포인트(2.30%) 오른 2,292.76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인 4일 6년만에 종전 사상 최고치(2,238.96)를 갱신한 코스피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상승 폭은 2015년 9월 9일 55.52포인트(2.96%) 이후 약 20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의미하는 일중 변동폭 역시 48.53포인트로 연중 최대였다. 시가총액도 1487조32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30%(8.28포인트) 오른 643.39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상승한 것은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덕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7조3011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에서 5360억원 순매수한 것까지 더하면 7조6천억원이 넘는다. 이같은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지난 해 11월 이후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북핵 및 사드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한국 증시가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에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인기에 힘입어 10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LG전자 등 IT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계속 커지고 있고, POSCO 등 철강 업체의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개선되는 등 국내 거시경제 지표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 각 대선 후보들은 대선 이후 내수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이와 관련된 내수업종과 IT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새 정부 출범 후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긍정적이다.

이와 관련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대내외 여건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및 가치평가 매력을 고려하면 대선 후 외국인 순매수 지속으로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철 NH투자증권 연구원도 “4월 수출이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5월 거시경제 데이터도 양호할 전망”이라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임기 초반 경기 부양에 힘쓸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코스피는 잇달아 최고점을 경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그간 사드 배치 등 대외적인 정책에 대해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기 때문에 증시에도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컨트롤타워가 생기고 내수 부양 정책 등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세에도 PER(주가수익비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음에도 PER은 9.1배에 불과하다”며 “1분기 어닝시즌 예상치를 10%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신정부 정책 기대감과 함께 사상 최고치 경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 코스피가 300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달 20일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2017년 대선 이후 거시정책과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주주 권리가 강화돼 코스피 배당 성향이 현재 20%에서 일본 수준인 50%까지 높아질 경우 코스피 지수가 3000까지 높아질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지수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앞서 지난 3~4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6월 이후 인상 가능성은 커졌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FOMC 개최 전날인 2일 67.1%에서 4일 97.5%로 치솟았다.

이와 관련 최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래 9월 인상이 유력했지만 FOMC 회의 이후 6월 인상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시점이 당겨진 것은 국내 증시에 악재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코스피가 상승한 것은 수출호전과 반도체 경기호황 등을 앞세운 결과”라면서 “주목할 점은 향후 경기와 금융환경이 한국증시의 대세상승을 계속 지원할 것인지 여부다. 코스피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증시 조정 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국내 증시는 짧고 굵은 강세장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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