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최근 모 언론사에서 김정숙 영부인을 두고 ‘김정숙씨’로 지칭해 논란이 거세다. 김정숙 여사가 영부인인만큼 호칭을 ‘김 여사’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김정숙씨로 표현하는게 뭐가 문제냐는 주장도 있다. 정확한 호칭을 사용하려면 ‘여사’가 맞을까 ‘씨’가 맞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여사’를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여자를 높여 이르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씨’는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로 똑같은 높임말이다. 다만 ‘씨’는 공식적·사무적인 자리나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에서가 아닌 한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로,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 즉, 공식적인 기사 글 내에서는 ‘여사’나 ‘씨’ 둘 중 하나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김정숙씨’라는 표현에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철우 교수(안양대 국문과)는 본지 통화에서 “사전적인 해석하면 ‘여사’나 ‘씨’ 모두 높임말이다. 어떤 단어가 더 높이는 말인지 알아보려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상대에게 이 호칭을 쓰는지 사회언어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보통 일상에서 ‘씨’가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쓰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상에서도 ‘여사’를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여자’로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서로 동료를 부를 때 ‘○○여사’라고 쓰지 않나. 굳이 ‘여사’와 ‘씨’의 높임 등급을 확인하려면 실제로 불러보는 것이 좋은데, ‘여사님’까지는 괜찮은데 ‘씨’라고 부르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기사에서 호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호칭을 문제삼는 것은 권위주의적 발상”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보수진영에서 ‘당선인’이냐 ‘당선자’냐를 두고 싸웠다. 진보 쪽이라고 권위적인 생각을 가져도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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