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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버려진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
아름다운가게 속 에코파티메아리 제품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헌 옷, 낡은 소파, 빛 바란 차양막, 시기 지난 현수막…. 대개 이런 것들은 쓸모를 다해 버려질 물건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것들의 숨겨진 가치에 집중하고 있는 곳이 있다.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가 그 주인공이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비영리 공익재단 ‘아름다운가게’에 소속된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는 폐자재를 소재로 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는 낭비되는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부터 12년째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을 이어오고 있는 에코파티메아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6일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에코파티메아리 공방을 찾았다. 입구에 놓인 커다란 보따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들여다보니 보따리 안에는 자투리 가죽과, 원단이 가득 쌓여 있었다. 얼핏 버려진 물건처럼 보였으나 제품에 사용할 재료라고 한다. 이렇게 조각난 것들로 어떻게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까. 에코파티메아리 디자이너인 신나리 팀장에게 제조 방식을 물었다.

신 팀장은 “에코파티메아리에서 만드는 제품은 주로 가방, 파우치, 소품 등이다. 제조 방식은 재료수거, 분류손질, 디자인, 제품생산, 유통판매 식으로 이뤄진다. 자재는 보통 옷으로 된 형태나 자투리 가죽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세탁부터 한다. 그 다음 평평하게 펴는 원단화 작업을 한다. 원단화 된 소재들은 패턴들로 재단되고, 40년 경력의 전문가를 통해 재봉돼 완성된다. 가방 하나에 옷 한 벌 내지는 한 벌 반 정도가 사용 된다”고 말했다.

실제 공방 내부에는 자재들을 빳빳하게 펴는 기계부터 잘라내는 기계까지 다양한 기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벽면에는 청바지 주머니, 동그란 벨크로 등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가 서랍에 담겨 잘 정리돼 있었다.

공방 안에서는 예닐곱명의 직원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가죽에 구멍을 내 친환경 소재의 버클을 달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재봉틀이 돌아갔다. 설명을 들어보니 자투리 가죽을 이용해, 이어폰을 담는 케이스를 만든단다. 이어폰 케이스는 버려진 가죽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근사했다.

에코파티메아리의 업사이클링 제품 제조 과정 모습.

에코파티메아리는 가죽쟈켓, 청바지, 정장, 소파 조각, 현수막, 어닝 원단 등을 주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 자재들은 전부 기증 받는 것들이다. 아름다운가게에 기증 들어온 의류 중 판매가 어려운 상품, 유행이 지나거나 사이즈가 너무 큰 제품들, 오랫동안 팔리지 않은 물건이 이곳으로 온다. 또 소파나 차양막 제조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들도 따로 기증을 받고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에코파티메아리의 제품은 ‘세상에 하나 뿐’이라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정해진 원단을 균일하게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진 제품마다 각자 다른 재질을 가지게 되기 때문. 신 팀장은 “디자인을 통해 어떤 제품을 만들지 생각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상상보다 더 멋진 제품이 탄생되기도 한다. 어떤 색상의, 어떤 재질의 소재로 만들어지는가에 따라서 완성된 모습이 달라진다는 점이 업사이클링 제품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업사이클링 특성상 대량 생산이나 반복 생산이 어렵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신 팀장은 “에코파티메아리 제품은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에 많은 품이 든다. 일괄적으로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제품 제작을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때문에 판매 채널을 다양하게 넓히기 어렵다. 소비자들에게 업사이클링 스토리를 같이 전달하는 판매 채널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가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환경적인 부분이다. 모든 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인드와 결부돼 있다. 예컨대 에코파티메아리의 마스코트 상품인 고릴라 인형 ‘릴라씨’의 경우, 환경파괴로 멸종 위기에 놓인 고릴라를 모티브로 탄생한 것이다. 인간들의 마구잡이식 개발로 사라져가고 있는 고릴라들을 지켜주자는 의미다.

환경에 대한 에코파티메아리의 고민은 브랜드 명에서도 알 수 있다. 에코파티메아리에서 에코(Eco)는 ‘환경을 최우선시하는 정신’, 파티(Party)는 ‘즐거운 모임’ 또는 ‘파티처럼 즐기자’는 의미, 메아리(Mearry)는 ‘우리의 정신이 널리 퍼져 다시 돌아오게 하자’라는 의미가 담겼다.

에코파티메아리의 선한 의도가 메아리로 돌아오는 것일까.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신 팀장은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아직은 소비층이 얇다. 하지만 환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꾸준히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코파티메아리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들 중 저희가 실천하는 가치에 대해 감동받는 분들이 많다. 소비자들이 많은 의견과 응원을 보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에코파티메아리 공방 모습.

현재 에코파티메아리 제품들은 아름다운가게 주요 매장들과, 편집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주문생산 방식으로도 제품을 만든다. 이렇게 해서 얻은 수익금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지역사회와, 지구 환경 복원을 위해 사용된다.

에코파티메아리는 일자리 나눔 사업에도 한몫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 전 자재를 세탁하는 과정을 광진자활센터에 위탁하고 있는 것. 또 릴라씨의 경우, 자활기업 ‘여우솜씨’라는 곳을 통해 만들고 있다. 자활단체와 함께 일을 나누고 자립을 지원하고 방식이다. 

에코파티메아리는 ▲버려지는 소재의 변화 ▲소비의식 문화의 변화 ▲생산 공정 방식의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라는 4가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에코파티메아리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신 팀장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통해 환경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높이고 에코파티메아리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 특히 올해에는 신진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을 다양화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의 마스코트 '릴라씨'. <사진=에코파티메아리 홈페이지>

 

 

 

 

김미화 기자  mhkim@n591.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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