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학서 신세계 고문, 뉴시스>

구학서 신세계그룹 고문의 이화여대 강의 내용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8일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구학서 고문은 17일 이화여대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다”라는 말해 촛불 민심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날 강의에서 구 고문은 지난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일본은 한번 정한 일은 번복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번복한다. 왜 국민들이 다시 합의하려 하느냐”면서 “국민성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구학서가 혹시 일본에서 태어났나. 왜 일본은 찬양하고 한국은 무시하나”라며 집중 성토했다. 일부 누리꾼은 “구학서는 번복하지 않는 일본에서 살지 왜 한국에서 돈을 버나”라고 꼬집었다.
 
이화여대 학생들도 반발했다. 학생들은 강의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구 고문이 뜻을 굽히지 않자 강의실을 나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경영대학 박정은 부학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구 고문을 찾았으나 강의실을 떠난 뒤였다.

구 고문은 이대 경영대 CEO 겸임교수로 10년째 특강을 해왔다. 구 고문은 삼성그룹 입사 후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를 시작으로 2009년 신세계 회장을 지냈다. 퇴임 후인 2014년부터는 신세계 고문을 맡고 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신임이 매우 두터워 일흔이 넘은 고령에도 고문직을 유지하고 있다. 구 고문에 대한 고문료 지급 여부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고문직을 유지하고 계시니 고문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화여대 경영대학은 입장문을 통해 “구 고문의 강의 내용은 강의 목적과 관계없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추후 경영대학 행정 회의에서 이 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특강은 CEO출신 겸임 교수들이 1주일에 1회 순환하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 고문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학교도 당황스럽다. 구학서 고문께서 앞으로 수업을 맡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구학서 고문의 해임과 관련해 이화여대 경영대학은 입장문을 통해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는 인사위원회 회의에서 구 고문의 겸임교수 해임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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