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중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문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한중 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특사단은 “중국이 사드 보복 완화와 관련해 적극적인 노력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 업계 곳곳에서 한한령(限韓令·한국 제품과 서비스 금지) 개선 조짐이 확인되고 있다. 중국 대표 음원사이트 QQ뮤직에는 K팝 차트가 재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 3월 외국 음원 차트 중에서 K팝 차트만 삭제해 사드 보복 의혹을 받았던 곳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문화 콘텐츠도 재개됐다. 국내 창작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빨래’ 등은 중국어판 공연 스케줄을 확정, 베이징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수입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 최대 관심사인 중국 단체관광객(遊客·유커)의 한국 방문 금지도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중국 일부 여행사는 한국방문 비자 대행서비스를 재개했다. 중국 온라인몰 ‘타오바오’에는 지난달 25일부터 온라인 여행사 ‘알리트립’이 모집하는 서울·부산·제주·남이섬의 자유여행 관광 상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타격이 큰 곳은 롯데그룹이다. 최근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재가동돼 사드 보복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는 사드 사태 이후 해킹공격이 많아 자체 폐쇄했다. 최근 재가동 된 것은 홈페이지 재정비 차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 현지에서 (사드 리스크)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이해찬 특사는 19일 “사드 배치가 여러 레벨에서 노력했으나 대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치돼 중국이 상당히 서운해 하는 느낌을 받았다. 북핵 문제 관해서는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구상에 중국도 공감한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사단 일원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양제츠 중국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뒤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앞으로 선린우호 관계를 위해 조속히 (보복조치가) 해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롯데 기업이나 관광중단, 문화교류 중단 또는 전세기 취항이 잘 안되는 점, 청소년 교류가 중단되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 국무위원은 “한국의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고 적극적 인 노력을 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의 이런 대답은 외교적 수사일 뿐, 사드 보복 해제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성수 중국문화연구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중국은 늘 그렇듯 앞에서는 손을 내밀고 뒤에는 다른 궁리를 한다. 사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정부가 사드배치를 백지화시키지 않는 한 보복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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