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월요신문 김주경 기자]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의 근황이 궁금하다. 국회 청문회에서 국민적 주목을 받은 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TV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는 꼬박꼬박 출석한다. 개인적으로는 자유한국당 이완영의원에게 고소를 당한 후 고초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본지는 지난 5월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스포츠재단 사무실에서 노승일 부장을 만났다. 그에게서 정유라 송환 일정, 고영태 알선수재 혐의에 얽힌 진실, 앞으로 계획 등을 들었다.

근황에 대해 궁금해하는 국민들이 많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작년 7월 말 불거지기 시작한 국정농단 사태로 재단 내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이후 문체부로부터 자산동결하고 사업을 추진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 때부터 어떤 사업도 못했다. 재단운용 자금도 막혀있어 직원들 월급, 월세, 관리비 등 각종 공과금을 몇 개월동안 못 내고 있다.

현재 막힌 자금을 가장 먼저 풀어야 한다.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은 임기 후 마지막 날 퇴사하면서 재단자금에 일체 손을 대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법인인감이나 관련 서류들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재단 직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놨다. 지난 1월 17일 정 전 이사장이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소송’까지 제기했다.

이어 같은 날 재단 측도 ‘이사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해 정동춘 전 이사장이 재단 자금을 함부로 유용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상태다. 그걸 가지고 정동춘 전 이사장은 "이사장 임기만 완료가 됐을 뿐 상임이사 권한은 남아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희 재단 직원들은 정 전이사장 직무대행이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정 전 이사장이 취임당시 작성한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본인 임기를 본인이 직접 명시를 했다. 그럼에도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다.

한 가지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약 4개월 동안 재판부에서 소송 진행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은 이상하다.

그리고 문체부와도 지난 3월 30일부터 행정소송 중에 있다. K스포츠재단은 지난 3월 20일 문체부 직권으로 재단 설립에 관한 취소 명령을 받았다. 저나 박헌영 과장은 최순실 지시를 받아서 일했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무슨 죄가 있나. 문체부와의 행정소송 또한 지지부진하다. 이 소송 역시 지금껏 연락한 번 없었다. 빨리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조사를 받았나.

2017년 1월 중순 서울남부지검에서 이완영 의원이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는 연락이 왔다. 당시 서울남부지검은 전화상으로 2가지를 묻더라. 첫 번째 질문은 언제 인터뷰를 했냐였다. 그래서 2016년 12월 9일 다음날인 10일 아니면 11일 경 했다고 답했다. 두 번째 질문은 어디에서 인터뷰를 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재단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했다고 얘기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간단한 사건이라 보았다.

하지만 5월 초 서울중앙지검에서 연락이 와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사건이 이송됐다고 통보가 왔다. 며칠 전 또 서울지검에서 연락이 와서 조사받기 편한 날짜를 본인이 잡아와야 한다고 얘기하더라. 조사 받다보면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밤을 샐 수도 있다더라. 그 때부터 복잡하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응방식을 바꿨다.

대응방식을 바꿨다는 건 무슨 뜻인가.

지난 5월 1일 열렸던 삼성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제가 증인으로 나갔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은 바로 ‘뇌물’이다. 이재용 부회장 주장대로 ‘뇌물’이 아닌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얘기하면 뇌물을 받은 사람들의 형량이 줄어들어 뇌물공여혐의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고영태씨도 마찬가지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들고 가서 거주지 문을 부수고 고영태씨를 체포했다. 그리고 국정농단 핵심증언자인 고씨를 파렴치범으로 만들었다. 핵심 증언자는 이제 저 혼자 남았다. 저마저 명예훼손 혐의로 불러 다른 사건과 엮어 조사를 하겠다는 심산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변호사와 함께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솔직히 제 지금 심정이 그런 부분들 때문에 많이 예민해져 있다. 달리 지은 죄라고는 없지만 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이완영 의원에게 고소당한 후 국민들이 노 부장의 처지를 공감하고 후원했다. 현재까지 들어온 후원금이 얼마나 되나. 후원금은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5월 19일 현재 1억 5000만원이 후원금이 들어왔다. 예상과 달리 변호사 비용은 법무법인 이래의 박현석 변호사가 무료변론을 해주겠다고 했다. 감사한 일이다. 박 변호사 외에 전혜진, 이지혜 변호사도 도와주겠다고 했다. 총 3명이서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다.

계좌로 들어온 후원금은 장학기금 형태로 운영해보고 싶다. 본래 K스포츠재단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못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추진한 장학사업이 있었다. 그 사업을 계속하려 했으나 문체부 설립 취소로 중단됐다. 겨우 도움을 받기 시작했는데 본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돼 안타까웠다. 이 친구들을 도울 방법을 찾고자 지인과 상의한 결과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과 같은 단체를 만들고 스토리 펀딩을 활용해 장학사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후원계좌가 개설된 거다. 원래는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나 무료변론을 해 주시기로 한만큼 후원금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시민들이 도와주신 만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데 사용하고 싶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형편이 어떤가.

저 역시 재단 직원들과 입장이 같다. 3개월 치 월급이 밀려있다. 저 같은 경우는 예전에 조금씩 모아뒀던 주식 팔고 현금서비스 받아서 지금까지 생계를 꾸려왔다. 그게 다 떨어져 당장 이번 달부터 막막하다. 아이들 학원도 보내야 하는데 힘이 든다.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돈을 벌어생활비를 마련할 생각인데 고민이 많다. 개인적으로 방송요청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재 정동춘 전 이사장과 진행 중인 가처분 소송 건이다. 이것만 해결되면 재단 계좌가 풀려서 급여가 지급될 수 있다. 나뿐 아니라 직원들이 급여계좌가 막혀서 곤란을 겪고 있다. 재판부에서 빨리 진행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민석 의원 등과 추진하고 있는 최순실 일가 재산추적이 궁금하다. 성과가 있었나.

안민석 의원과 지난 2016년 11월~12월 2달 간 재산추적을 같이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소송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많이 못 돕고 있다. 최순실 재산추적 관련해서는 안민석 의원이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과 함께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진척에 대해선 잘 모른다.

최순실 재산추적은 지난해 말 독일에 가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제가 최순실 재산을 직접 알지는 못한다. 다만 독일에서 어떤 부동산에 관심을 보였는지 조언한 정도다.

최순실 일가 재산규모와 관련해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국내‧해외 합산 1조 정도 된다. 최순실 재산은 부동산이 제일 많다.

정유라씨가 아직 덴마크에 있다. 정씨가 언제쯤 국내 송환될 것으로 보나.

1년 후에는 들어올 것이다. 덴마크가 송환결정을 내렸으나, 정유라가 항소했기 때문에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난민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덴마크는 난민에 대해서 회의적‧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유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친구다. 지금까지 삶이 워낙 자유분방해 무슨 돌발적인 말과 행동을 할지 모른다. 1년 후에 들어와 시한폭탄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 판단으로는 정유라가 1년 후 들어오는 것은 너무 늦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 판결이 끝난 뒤에 들어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정유라가 송환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들어오는 것이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고영태씨 근황이 궁금하다. 고씨가 구속된 후 면회를 갔나.

면회는 못 갔다. 면회를 가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4월 11일 밤 우병우가 구치소에서 풀려나온 날 고영태가 구속됐다. 그때부터 고씨가 매일같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검찰수사 중에는 면회가 1일 1회로 제한된다. 그렇다보니 가족이 다녀오면 다른 지인이 가기 어렵다. 고씨가 재판에 회부되면서 지금은 면회가 자유로워졌다. 다음 주에 한 번 가볼 예정이다. 고영태씨 가족한테 들은 바로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닌 듯하다. 얼굴이 많이 수척해지고 억울한 게 많아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한다.

고영태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인데 노 부장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나.

지난해 10월 27일~29일까지 검찰에서 3일 간 고영태와 함께 나도 조사를 받았다. 그때 김대섭 전 인천세관장 문제도 밝혀진 것이다. 인천세관장 알선수재는 언론보도와 달리 고영태가 제보했다. 고영태씨가 직접 돈을 받고 유용했다면 제보했겠나.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김대섭 인천세관장 인사추천 관련해서 고영태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최순실이 ‘인천세관장 자리가 하나 비었다. 추천할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고영태는 체대를 나왔고 펜싱선수 출신이라 추천할 만한 인물을 모른다. 당시에 고영태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류상현 (전 더블루케이 부장)에게 물어봤다. 류상현은 이상기라는 사람을 통해 김대섭씨를 추천 받았다.

그래서 김대섭 세관장의 이력서가 이상기한테 들어갔고 이어 류상현, 고영태 최순실 순서로 전달했다. 최순실이 민정실 검증과정을 거쳐 OK싸인이 나 임명된 거다. 김대섭이 되고난 이후에 류상현이 고영태한테 상품권을 갔다 줬다. 고영태는 상품권을 최순실한테 그대로 갔다줬다고 한다. 통상 상품권은 봉투 앞에 스티커를 붙여 밀봉되어 있다. 근데 이걸 누가 치사하게 뜯어서 보겠냐. 고영태씨는 그대로 받아 최순실한테 줬다는 것이다. 검찰에서 알선수재로 기소했는데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 사건의 진실은 류상현이 쥐고 있다. 류상현이 진실을 말해야 고영태씨의 억울한 혐의가 밝혀질 수 있다. 그런데 류상현은 서울중앙지검 조사 후 법원의 증인 출석을 계속 미루고 있다. 지금도 두문불출하고 있는데 떳떳하게 법정에 나와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

청문회 증언 후 신변위협을 느꼈다고 했다. 지금은 어떤가.

두 차례 미행을 당했다. 처음은 2016년 12월 개인차량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서초역에서 본 사람이 충정로에도 있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2017년 1월 9일 국회에서 집까지 미행했다.

미행한 자가 누군가. 국정원 직원 아니면 최순실 측근 일 거라는 네티즌의 추측이 있는데.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의도를 가지고 미행한 사람이 자기 신분을 쉽게 드러내겠나.

노승일 부장의 거취에 궁금해하는 국민들이 많다. 앞으로 계획은.

대한민국 공공이익과 국민 행복을 위해 한 번 일해보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정치가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3년 후 총선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

총선에서 누구와 맞붙고 싶나.

친박과 맞붙고 싶다. 구체적인 지역구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홍문종 의원과 겨뤄보고 싶다.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시을)은 3선 중진에 체급이 만만찮은데 왜 그를 타깃으로 삼나.

특별한 이유는 없고 자유한국당 당세가 강한 적진으로 들어가 꺾고 싶다. 상대가 홍문종이든 서청원이든 가리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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