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 수채화고무나무, 인도고무나무 <사진=정재경 제공>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름, 홍콩야자처럼 생명력이 강한 식물들을 기르며, 식물이 주는 실내공기질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조금 더 큰 식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듯하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어둡고 환기가 어려운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가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밝은 빛이 들어오는 실내 공간이라면 나무도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화원에서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직사광선보다는 ‘밝은 빛’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어느 집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 3가지를 꼽아보자면 아레카야자, 떡갈나무, 고무나무를 추천할 수 있다. 미국 항공 우주국 NASA에서 휘발성 화학물질 제거력, 재배 및 관리의 용이성, 병충해 저항력, 증산율을 기준으로 공기정화식물의 1위부터 50위까지의 순위를 매긴 리스트가 있고, 국내에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연구 자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NASA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식물은 아레카야자다. 아레카야자는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편이어서 정서적 만족감을 준다. 공기 중 습도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 마디로 어디서도 잘 자라고,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잡초 같은 나무라 할 수 있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면 되고, 촉촉한 흙을 좋아한다. 노랗게 변하는 잎이 있으면 얼른 제거하라.

인도고무나무도 NASA에서 4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식물로, 빛이 부족하거나 온도가 좀 낮은 실내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모양이 비슷하게 생긴 수채화 고무나무나 루비 고무나무 역시 잘 자란다. 겨우내 성장이 완전히 멈추는 것도 고무나무들의 특징. 따뜻한 4~5월 즈음 2천 원짜리 포트 화분에 담긴 인도 고무나무 구입을 추천한다. 애기 나무부터 잎이 쑥쑥 올라와 키우는 큰 기쁨을 준다. 액체비료를 주거나, 쌀뜨물을 영양제로 써도 아주 좋다.

떡갈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자생하는 나무로, 기후에 맞아 그런지 손이 가지 않아도 잘 자란다. 키가 다 자라면 20~25m에 이르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의 식물 이미지 중 떡갈나무가 천정고에 닿도록 높이 자란 모습들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지게 멋있다. 잎이 널찍하고 커서, 공기정화의 효과도 넉넉한 편. 30센티 정도 되는 떡갈나무부터 시작해 보면 키우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심심할 정도로 관리가 필요 없고 무난하게 잘 자란다.

나무에 입문하는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큰 나무에 도전하기보다는, 작은 나무들부터 시작해서 나무를 관리하는 요령을 기르고, 반려식물로 정들이는 방법을 추천한다. 화분이 작으면, 나무가 좋아하는 환경을 찾기 위해 집안에서 장소를 이동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공기 정화를 위해 바닥 부분에 나무를 배치할 때는 밝은 창 앞이 좋고, 동선을 해치지 않는 데드 스페이스를 활용하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데드 스페이스를 찾기 어렵다면, 발길이 닿지 않아 먼지가 살짝 쌓이면서도 밝은 곳을 찾으면 된다. 방의 경우엔 주로 창문 앞 코너 공간이 된다.

참고로, 공기정화식물을 잘 기르는 가이드 라인은 중앙생활사에서 발간한 ‘사람을 살리는 실내공기정화식물 50’ 책자를 강력하게 추천하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홈페이지에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다. http://nihhs.go.kr/personal/air.asp?t_cd=0 원예특작원 블로그에는 식물 관련 유용한 콘텐츠들이 자주 업데이트된다. http://blog.naver.com/nih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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