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신세계 이마트의 자체 기획 브랜드인 ‘노브랜드’가 골목 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탈 규탄 대회’를 갖고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출점 저지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규탄대회에서 “신세계는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한계가 생기니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하남시에는 스타필드, 경기도 시흥시에는 프리미엄 아웃렛을 세워 주변의 지역상권을 집어삼켰다. 그뿐 아니라 노브랜드라는 자체 기획 브랜드(PL)를 변종 기업형수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끼워 넣어 동네 상권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갑봉 회장은 “이마트 노브랜드의 건전지와 감자칩, 물티슈 등은 모두 동네 슈퍼마켓의 주력 품목이다. 신세계가 노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밀어내면 동네 상권은 죽을 수밖에 없다. 정부나 국회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휘웅 경남 창원지역 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신세계 이마트는 유통법을 교묘하게 피해 제재를 받지 않는 자체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관’을 서울과 경기, 부산, 대전, 세종 등 모두 28개 매장을 냈다. 이 매장의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만 638억원로 인근 골목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신규 점포에 대한 허가제와 주변 상권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 도입, 동네 수퍼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의무휴업일제 확대 시행 등을 촉구했다.

‘노브랜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2015년 4월부터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를 기치로 2015년 4월부터 전개하고 있는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노브랜드는 지난해 매출만 2000억원에 육박했으며 전년 매출액 270억원의 7배 넘게 증가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품과 관련해 동종 제품들에 비해 포장을 최소화 하는 등 최고 67% 낮은 가격에 제공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재벌 개혁이 강조되면서 상황은 변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젊은 재벌총수들은 골목 상권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도 “대기업 갑질을 철폐하고 협력업체 상생, 골목상권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노브랜드 사업은 영세상인의 생계 문제와 연관된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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