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대형버스 '유니버스'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캡쳐>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유니버스’가 일본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차가 상용차 시장에서는 성과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니버스는 현대차가 지난 2006년 출시한 제품으로, 일본 현지에서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였다. 일본 내 현대차 유니버스 판매 대수는 지난 2013년 60대, 2014년 70대, 2015년 90대, 2016년 17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 대형버스가 연간 2420대 운영된 점을 고려하면, 유니버스의 점유율은 7.4%다.

유니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입차의 무덤’으로 일컬어지는 일본 자동차 시장의 아성을 깨뜨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국민의 높은 충성도로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실제 일본 대형 버스의 경우, 미쓰비시의 ‘후소트럭버스’, 토요타 계열의 히노와 이스즈가 합작한 ‘J버스’ 등이 장악하고 있다. 유니버스를 제외하면 독자적인 해외 상용차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의 대형버스는 좌석 배치와 구조, 시트소재, 페인팅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요구를 일일이 맞춰줘야 한다. 버스 생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일본 상용차 시장 진출에 실패하거나 현지 업체의 지분을 사들이는데 그치고 있다. 현대차의 유니버스는 그 불모지를 자력으로 개척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일본 자동차 시장은 우리나라와 다른 인프라를 가진 곳이다. 이곳에서 현대차가 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늘린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유니버스가 일본에서 잘 팔리는 첫째 이유는 가격경쟁력이다. 유니버스의 가격은 1억8961만원에서 1억97310만원(노블 기준)으로, 일본 대형버스 가격의 3분의 2 수준이다. 가격 대비 성능도 뛰어나다. 유니버스는 10.0ℓ 디젤 H엔진과, ZF사의 6단 수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430마력, 최대 210㎏·m의 성능을 발휘한다.

안전이나 친환경 면에서도 일본 정부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 맞게 개선된 유니버스의 파워텍 엔진은 친환경 엔진이다. 유니버스는 독자적인 배출가스 처리 시스템을 적용, 수입 대형버스로는 최초로 일본의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했다.

일본 소비자의 니즈도 충분히 반영했다. 남품일 지키기와 애프터 서비스를 철저히 준수해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일본 상용차 시장에서 대형버스 가격은 높게 책정돼 있다. 때문에 일본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를 구입하느냐, 아니면 저렴하지만 품질 인증이 되지 않은 중국산 상용차를 사용하느냐 고민한다. 그 고민을 해결해주는 버스가 현대차 유니버스다. 유니버스는 품질은 뛰어나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다. 유니버스는 가성비 높은 장점을 갖추고 있어 일본 고객층의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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