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서 발견된 희생자 휴대폰. 부식이 너무 심해 복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사진 캡쳐=안민석 의원 페이스북>

[월요신문 김주경 기자]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창준, 이하 선조위)가 세월호에서 찾은 15대 휴대폰의 데이터 복원을 의뢰한 결과 2대의 휴대폰에서 문자메시지와 부재중 통화기록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세월호 당일 구체적인 참사 상황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조위는 26일 휴대폰 2대 복원 결과를 공개했다. 데이터가 복원된 휴대전화 기종은 LG-F180L과 KM-S330다. KM-S330 기종의 경우 세월호 침몰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1분까지 정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KM-S330 기종 사용자는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29분까지 메시지를 확인했고, 오전 9시30분 이후 메시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최종 수신된 문자메시지에는 “꼭 연락해야 돼” “해경이 경비정 투입했데, 00아 죽으면 안 돼 꼭 살아 있어야 돼” “00야 헬기탔어?” “나왔어?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라도 연락해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사위는 휴대폰에 담긴 문자의 수신 시각과 내용을 분석해 세월호 침몰 당시 상황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선조위가 세월호에서 수습한 휴대폰은 총 83대다. 이중 15대를 먼저 복구 의뢰한 이유는 예산문제와 계약상 문제 때문이다. 29일 오후 김창준 위원장과 본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1대 복구 비용만 하더라도 휴대폰 구입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든다. 구체적인 비용은 보안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복구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에 대해 “역설계 방식으로 복구가 이뤄져 메인보드에 있는 회로도를 일일이 다시 설계해서 붙여 정보를 추출하다 보니 인건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조위가 위탁한 휴대폰 데이터 복원업체 M사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휴대폰 데이터복구 가격표'를 살펴보니 사진 하나만 복구해도 12만원이 든다. 만약 핸드폰에 있는 전화번호부, 사진, 동영상, 메모, 이메일 모두 복구할 경우 60만원이 든다.

다른 복원업체 관계자도“휴대폰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부식이 너무 심하면 복구가 어려워 비용이 훨씬 더 든다. 한 대당 최소 1백만 원은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준 위원장은 15대 휴대폰 최종 복구시점에 대해 “휴대폰 1대에 소요되는 복원기간은 10주 정도로 모두 복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 기기가 어느 정도 복원되면 침몰 상황과 승객들의 시간대별 행동을 파악할 계획이다. 기기별 정보를 복원하다 보면 (세월호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준 위원장은 15대의 휴대전화 선별 기준에 대해서는 "특별히 정해진 기준은 없다. 업체에서 선착순으로 복원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조위는 유족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사 분야를 국한하지 않고 가능한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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