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충북 단양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정우택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최혜진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20대 청년 대표들이 난타전을 벌였다. 육박전이 아닌 논리 싸움이다. 1일 충북 단양에서 개최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청년대표로 참석한 이동수(청년정치크루 대표)씨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돌직구를 날렸다.

이동수 대표는 “제 주변의 멀쩡한 생각을 가진 사람 중에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청년은 단 한 명도 없다. 지지 이유를 찾으래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자유한국당은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가치도 콘텐츠도 없다. 전교조한테 잘못 배웠다고 청년 탓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2009년에는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정당이 한나라당이었다. 그런데 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졌을 때 새누리당 지지율은 0%였다. 고민이라도 해봤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을 사진 찍을 때나 행사에 동원하려고만 했지, 청년을 위한 정책과 콘텐츠를 준비했는지 묻고 싶다. 청년을 버린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이런 식으로는 자유한국당이 머지않아 폭망(폭삭 망하다의 준말)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청년 당원들도 가세했다. 한 청년 당원은 “젊은 우파들은 시장가치를 추구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청년일자리 대책이나 청년들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고민하거나 길을 제시해준 적이 없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철학이 사라지고 진영논리만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청년 대표와 청년 당원의 날선 비판이 이어지자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준길 대변인은 “청년들이 최순실과 정유라에 분노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이해 안 가는 게 있다. ‘제2의 정유라’라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에 대해선 왜 분노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동수 대표는 “문준용 특혜취업 건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유라에 비하면 잘못이 적다. 청년 중에는 문재인이 좋아서라기보다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투표한 사람이 많다. 왜 그런 투표를 했는지 생각해보시라”고 맞받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 대표에게 따졌다. 그는 이 대표에게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보다 20대 청년의 지지를 못 얻었다면 어떤 정책 차이가 있어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차이가 무엇이냐면, 바른정당은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1년 전 세비반납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공약을 이행했다고 하는데 과연 국민들이 그 말을 믿을지 의문이다. 청년들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에 끌린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정 원내대표는 한 발 물러섰다. 정 원내대표는 “젊은이들과 기성 정치인이 만나는 플랫폼을 빨리 만들도록 하겠다. 그동안 청년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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