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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김주경 기자] 정부 여당이 대대적인 숙군 작업에 들어갔다. 숙군 대상은 알자회와 독사파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사드추가반입 진상조사와 별개로 군대 사조직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군 사조직 문제가 불거진 것은 사드 추가 반입과정에서 군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보고누락 문제가 발생했고, 그 배경에 알자회와 독사회 등 군내 사조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때문이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홍익표 의원은 1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 과정에서 군 주요 요직 인사개입, 군 기밀 비밀유지, 문민통제 약화 등 세 가지 중대한 문제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군 사조직은 있어서는 안 되는 경악스러운 일이다. 내부 감찰이나 감사원 감사를 통해 군 사조직을 처단하고 군 인사개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알자회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국회 최순실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박 의원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안봉근 전 비서관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을 통해 알자회 뒤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알자회는 1992년 이미 해체됐다. 군내 파벌이나 비선에 의한 인사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해 흐지부지 됐다.

문민정부 출범 후 김영삼 대통령은 대대적인 숙군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군 내 대표적인 사조직인 하나회가 철퇴를 맞았다. 이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알자회라는 군 사조직이 생겼고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총 120여명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중요 보직인 정책기획관, 정책실장, 기무사령부, 특정지역 사단장 자리를 알자회가 독식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독사파도 주목받고 있다. 독사파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 독일 사관학교 유학파 모임이다. 김관진 전 실장이 10년 넘게 국방 안보 최고 실세로 군림하면서 그 라인에 속한 멤버가 군 요직을 독차지했다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자회와 독사파의 실체를 확인했다. 이전 정부는 이 문제를 감추기에 급급했는데 이제는 손 볼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국정기획자문위 인선 검증 TF팀 위원이기도 한 홍 의원은 “필요하면 국정기획자문위 분과 차원에서 감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2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군 사조직의 문제를 제기했다. 알자회 등 군 사조직이 사드 보고 누락에 영향을 줬고 그래서 정보가 은폐됐다는 것. 홍 의원은 “군 사조직이 발호하면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약화시킨다. 그 예가 국방부 내부에서 특정 소수만 사드 관련 정보를 공유한 것이다. 서로 짬짬이 관계다 보니 군 통수권자에게 보고를 은폐할 정도로 힘이 막강했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정부부처에 가보면 다음 승진이 정해져 있다. 인사발령 부서, 정책관련 부서는 부처 내에서 엘리트다. 군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요직을 차지해 국방업무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군의 공정성과 정의를 바로잡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군 인사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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