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사회 사건.사고
탐방/ 맥주애호가들의 성지 ‘비어랩협동조합’“24인의 취향저격, 브루어리(맥주공장) 꿈꿔요”

[월요신문 김주경 기자] 수입맥주나 크래프트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들고 있다. 편의점에는 수입맥주 4캔에 만 원이라는 문구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시중에는 맥아 비율에 따라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내놓아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시야를 넓히면 맥주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비어랩협동조합’은 맥주공방을 공동으로 운영한다. 양조 공방을 갖추고 전문가 지도 아래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병맥주를 판매하는 바틀샵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나만의 맥주를 만드는 비어랩협동조합. 구충섭 이사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비어랩협동조합이 맥주애호가 사이에서 성지로 불린다. 어떤 배경에서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나.

개인적으로 맥주를 무척 좋아한다. 회사 다니면서 취미로 양조를 했을 정도다. 많이 마셔봐야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정신이 깃든 크래프트 비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고민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공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홈브루잉(집에서 맥주 만드는 작업)은 공정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기구와 장비도 비싸고, 맥아 등 재료를 끓이는 작업이 많아 여름엔 집 안이 찜통이 된다. 그래서 맥주공방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 문득 협동조합이 떠올랐다.

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출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이 곳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창업 자금을 나눠서 내고 일손도 함께 나눈다. 자영업의 강점도 살릴 수 있다. 낮에는 제가 근무하고 저녁시간은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근무한다. 엄밀히 말해 근무라기보다는 공방으로 출근해 자기 맥주 만들러 나오는 셈이다. 같은 취미생활을 위해 출자금을 모아 공유공간을 만들었다.

 맥주공방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나.

요즘 소비자들이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양조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주말에는 항상 예약이 꽉 차있다. 날짜 별로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이 곳 협동조합은 비조합원도 이용가능하다. 조합원이 되려면 출자금 500만 원을 내야 한다. 이후에 추가적인 조합비는 없다. 조합원이 되면 양조에 필요한 재료(몰트, 홉 등)은 원가로 제공한다. 맥주 재료를 도매로 사오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훨씬 싸게 줄 수 있다. 조합원은 공방을 자주 이용할수록 이득이다. 비조합원과 조합원 이용 비율은 70대 30정도 된다.

비조합원이 맥주를 만들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나.

맥주의 종류, 만드는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13만원의 비용으로 20리터에 상당하는 1배치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최소 2인에서 5인 정도가 모여 1팀을 이뤄 양조한다. 여름철을 기준으로 양조에서 숙성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

맥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어떤 것부터 마셔야 하나.

우선 맥주는 몸에 맞아야 한다. 보리는 몸이 따뜻한 사람한테 좋다. 속이 차가운 분은 종종 설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분들은 40도 이상의 술을 조금씩 마시는 게 좋다. 보리가 몸에 맞는다면, 다양하게 먹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나라 별로 기본이 되는 맥주가 있다. 미국은 페일에일이나 IPA, 벨기에는 휫비어. 독일은 헤페바이젠, 영국은 비터 등이다. 먹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다음 단계에 도전하면 된다. IPA는 더블, 트리플, 블랙 순으로 향과 도수가 강해진다. 스타우트도 아이리쉬, 쓰리, 오트밀, 임페리얼, 오크에이징 등으로 올라간다. 다양하게 또 단계별로 마시면서 자기한테 맞는 맛을 찾아가면 된다.

맥주 원료는 어디에서 구입하나.

벨기에산 제품을 주로 구입해 사용한다. 독일은 맥주에 들어가는 재료가 한정돼 맛이 단순한 편이다. 반면 벨기에 맥주는 재료가 다양해 맛도 다양한 편이다. 또 맥주 의 맛이 굉장히 진하고 도수가 높아서 와인 같은 느낌이 있다. 벨기에는 세계 최대의 브루어리(양조장)을 가지고 있다. 300개 양조장에서 5천 종류의 맥주가 생산되는 어마한 양이다.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벨기에 맥주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았다.

취미로 보기에는 규모가 있어 보인다. 최종 목표가 뭔가.

두달 전 경복궁 근처에 ‘보리마루 탭 하우스’라는 펍을 하나 열었다. 조합원 다섯 명이 공동투자해서 만들었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와 180종 이상이 수입 병맥주를 함께 판매한다. 보리마루가 잘되면 2호점, 3호점으로 늘릴 생각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브루어리(맥주공장)를 세우는 거다. 브루어리와 현재 수입라인과 유통망을 더해 종합적인 맥주 전문회사를 만들고 싶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주경 기자  drem0506@naver.com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받습니다] 월요신문 MDN이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뉴스 가치나 화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사 제보 및 사진·영상 등을
월요신문 편집국(wolyo2253@daum.net / 02-2253-4500)으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김주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