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여성에 대해 쓴 글을 놓고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14일 안 후보는 종로구 적선동에 있는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며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종합적인 내용을 읽어본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에 대한 성의식 문제제기는 지난해 11월 출간한 그의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의 일부 부분에서 시작됐다. 이 책에는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성을 돈으로 사려는 사내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는 표현이 담겼다.

또 그는 지난해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던 부장판사가 성매매로 적발된 사건에 대해서 “문제가 된 법관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20년이다.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 판사의 아내는 자녀 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엔 관심이 없다”고 말해 성매매 두둔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내용은 사회현상을 묘사한 것일뿐,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안 후보가 성매매나 성문제에 여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안 후보의 동료였던 한인섭 서울대법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에서 일제히 공격한 건 주로 <남자란 무엇인가> 하는 책이었다. 부분 발췌하면, 뭐 이런 사람이 있냐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 책은, 노장년 남성들을 잠재적 독자로 여기고, 소위 남성이란 인간 속에 들어있는 수컷다움을 비교, 풍자, 각성시키고자 함이다. 그 과정에서 남성-수컷의 속생각을 적어놓았는데, 그 부분만 뽑아 인용하면 완전마초같이 보입니다만, 전후 맥락을 보면 그 반대”라고 전했다.

실제로 안 후보는 문제내용 바로 뒷부분에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성매매는 노동자의 절대다수인 여성을 차별하고, 착휘하는 악의 제도”라고 성매매를 규정했다. 부장판사 성매매 건에 대해서도 “답답한 사정이 위법과 탈선의 변명이 될 리는 없다”며 성매매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서울법대 안밖에서 안교수님과 많은 일을 함께 했기에 그를 소상히 잘 안다”며 “사람은 글로도 말하지만, 실천으로 해내긴 훨씬 어렵다”고 과거 여성 인권을 위해 활동한 그의 이력을 밝혔다. 한 교수는 “서울대 법대 학장 시절 그는 여교수 채용을 줄기차게 밀어붙였고 그 결과 퇴임때까지 여교수 4인, 남교수 3인을 신임채용해 내부에서 엄청 공격받았다. 또 이로 인해 유리천장을 허문 공로로 여성단체가 주는 <여성권익 디딤돌상>도 받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안 후보의 성의식 관련 논란에 일부는 “<남자 마음 설명서>의 탁현민, <남자 심리>의 안경환. 이들이 남자를 대변하게 해선 안된다(@cinecritu****)”, “탁현민의 적수가 나타났다(@eclat_p****)”, “절대로 지지할 수 없다(@k_aqu****)”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다른 누리꾼들은 “맥락을 읽어야 한다(@jk_s****)”, “이런 게 악마의 편집(@knu****)”, “아직도 책 내용 가지고…최상급 난독증이라 읽어도 이해못하나(@MW****)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책을 출판한 담당자는 본지 통화에서 “<남자란 무엇인가>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남성의 성격이나 인격 등 남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루는 책”이라며 “앞뒤 맥락이 있는데 일부분만 뽑아서 보여주는 것은 편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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