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권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유력설에 대해 반발했다. 금융노조는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불법 매각하는 등 이명박 정부 관치금융의 수장이던 김 전 위원장이야말로 ‘트로이의 목마’에 가장 어울릴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즉각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신문에서 일제히 문재인 정부 첫 금융위원장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매우 우려스럽습니다”라며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당시 민주당에서 해임촉구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로 부적격 인사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특히 론스타 사태의 책임자이자 먹튀 사건을 방조함으로써 엄청난 논란을 가져 온 당사자라 할 수 있다. 론스타 관련 감사원의 감사결과 보고서에서도 ‘김석동 주의 촉구’가 적시돼 있다”며 반대했다.

박 의원은 또 “새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모피아의 대표적 인물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 임명될 금융위원장은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해 경제 전반에 신선한 활력을 제공해야 하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김 전 위원장 내정 소식을 반대했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관치금융을 청산할 금융당국 수장이 필요한 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금융위원장직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데 김 위원장은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매각해 5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불법 이익을 실현하는 전 과정에 개입한 인물이다. 론스타가 아직도 우리나라와의 투자자국가소송(ISDS)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당국의 수장으로서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나아가 론스타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외환은행을 매각하여 불법적인 투자차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사실상 협조한 김석동 전 위원장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관치금융을 청산해야 하는 금융개혁의 목적과 금융의 공공성 강화라는 당면과제를 수행할 적임자일 수 없다. 당사자의 자숙과 임명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간절히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14일 취재진으로부터 수락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에서 ‘새로운 역사와 세계로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강연 후 가계부채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정부에 계신 분들이 잘해나갈 것으로 믿는다. 열심히 지원하고 후원할 생각이다”이라며 한발 비켜선 듯한  답변을 했다. 그는 이어 “30여 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고 암 수술을 3번이나 하면서 국가에 봉사해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