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조 사장은 2014년 3월부터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맡아 아버지인 조 회장에 이어 핵심 계열사 경영 전반을 맡아왔다.

조 사장은 2013년 3월 대한항공의 콜센터를 운영하는 유니컨버스 대표이사, 2014년 3월 한진정보통신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1월에는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어 같은 달 한국공항 대표, 4월에는 진에어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한진그룹은 조 사장의 계열사 대표이사직 사임 이유에 대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투명한 경영 문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또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고 있는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도 정리한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보유 중인 그룹 IT 계열사 유니컨버스 개인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니컨버스는 대한항공 100% 자회사가 되며 증여세는 대한항공에서 부담한다.

한진그룹은 이번 조치에 따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및 사익 편취 의혹을 해소하고 투명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대한항공과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 총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 법인과 조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기내면세품 판매 대행 등 온·오프라인 사업의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는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2015년 11월 회사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매각한 바 있다.

조원태 사장의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직 사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재벌 개혁에 대한 선제적 방어 조치로 풀이된다. 조원태 사장은 그러나 한진그룹의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아 그 배경이 관심을 끈다.

인천 시민단체는 그동안 정석인하학원의 조원태 이사 사퇴를 촉구해왔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정석인하학원 대학에 갑질과 욕설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원태 이사 사퇴를 촉구했지만 정석인하학원은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조원태 사장이 인하학원 이사직을 고수하는 이유는 공정위 등 당국의 내부거래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굳이 사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석학원 소속 인하대학교는 한진해운 회사채를 매입해 13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 부담을 떠안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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