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미국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사업자 중 하나로, 인터넷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다.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을 통해 TV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콘텐츠 유통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넷플릭스 가입자는 1억 명을 돌파했다. 미국과 해외 지역의 이용자가 절반씩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디지털TV리서치는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2022년까지 1억2800만명으로 늘어나고, 150억달러(약 17조1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제프레이의 마이클 올슨 애널리스트 또한 넷플릭스 이용자가 2020년 1억5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선 부진하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서비스를 출시한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가입자 확보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13만 명이다. 국내 유료 동영상 서비스업체 ‘옥수수’ 가입자가 1000만명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과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콘텐츠 부족을 들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선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비롯해 최신 한국 영화 등의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거나 경쟁사와 비교해 크게 부족하다. 차별점으로 미국 드라마 독점 방영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국내 사용자들의 주된 시청 콘텐츠가 TV프로그램 다시보기여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경쟁력도 문제다. 국내 가정에서 TV, 케이블, VOD를 결합한 서비스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1만~1만5000원 사이다. 이를 감안하면 넷플릭스의 기본 요금제 가격인 9500원은 크게 저렴하다고 생각되기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해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60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향후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첫 번째 타깃이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다. 넷플릭스는 옥자의 제작비 5000만달러(한화 약 560억)을 전액 투자했다. 현재 옥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옥자의 국내 스트리밍 극장 동시 상영 추진으로 가입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편 관심을 모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멀티플렉스 상영불가로 결정이 났다. CGV, 메가박스 등 국내 스크린의 90% 이상이 ‘옥자’ 상영을 거부한 것. 이렇게 된데에는 제작사인 미국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과 인터넷 상영을 동시에 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행은 극장에서 영화를 먼저 개봉하고 그 다음 순서로 IPTV 등으로 이어져 콘텐츠 수익을 극대화했다. 이 공식이 깨졌으니 넷플릭스를 경계하고 나선 것. 국내 스크린업계의 불만에는 아랑곳없이 넷플릭스는 웃고 있다. 옥자가 전세계적으로 이슈화되면서 홍보 효과를 크게 톡톡히 본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계속해서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옥자로 재미를 본 넷플릭스는 조만간 한국 드라마도 제작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 방송 영화계에 지각 변동이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렇게 되더라도 스크린업계가 넷플릭스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독과점으로 얼룩진 스크린업계에 대한 시청자의 눈길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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