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좌), 홍준표 전 경남지사(우).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인 홍준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바른정당) 입당 의사를 밝힌 사실이 공개됐다.

바른정당 초대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은 26일 출간한 저서 ‘나는 반성한다’에서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도 신당 창당 당시 측근을 통해 합류 의사를 밝혔다”며 “홍 전 지사는 2월 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었는데 무죄 판결을 받으면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남은 후) 친박을 몰아낼 테니 이후 당을 합치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믿지는 않았다”면서 “친박을 몰아내기는커녕 친박과 그 지지층에 기대 대선에 출마하고 20%대 지지율을 받은 것에 만족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것이 바로 가짜 보수의 한계가 아닌가. 주머니 속 한 줌 권력을 버리지 못하고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바른정당 창당 당시 동료 의원의 배신행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또 “신당 창당 당시 함께 탈당하기로 했던 한 동료 의원이 잔류를 결정하며 신당을 ‘유승민 패권정당’이라고 비판해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비상시국회의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의원의 돌연한 불참에 대해 많은 억측이 나돌았고, 신당에서 원내대표를 맡지 못해 철회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자유한국당의 중진 인사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내가 탈당을 결행한 전날까지 정치 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했던 한 정치 선배의 변해 버린 모습은 허탈하기까지 했다. 존경하던 선배가 태극기 집회에 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습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고도 회고했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보궐 선거 직후 바른정당을 집단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간 13명의 의원에 대해 “곰도 100일을 참아야 사람이 된다는데 어떻게 100일도 되지 않은 정당에서 성과가 없다고 떠나 버릴 수 있는지 허탈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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