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금융소비자원 제공>

시중은행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빌미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사실상 묶는 등 불합리하게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작년 12월14일과 올해 3월15일 두 차례 인상됐다. 이 기간에 국내 대출금리는 0.46%포인트 올랐다. 반면 예금 금리는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다. 28일 금융소비자원은 “국내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예금금리(1년제 정기예금) 인상대비 92배 올렸다. 이는 국내 은행들의 금리 적용이 얼마나 불합리하게 운용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불공정한 금리 체계를 개선하여 국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미국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금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 미국 기준금리의 0.25% 인상에 국내은행들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왔고, 12월 기준으로 국내은행은 0.44%나 올랐다.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시점부터 국내은행들은 미국 금리인상보다 1.8배의 대출금리를 먼저 올려놨다”고 지적했다.

은행별로 대출금리 격차도 크다. 미국의 기준 금리가 0.5% 오르는 동안 NH농협은행은 0.74%, 부산은행은 0.71%, 국민은행은0.58%로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를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들의 신용대출의 금리를 살펴보면, 작년 9월 은행들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4.57%였으나 올해 3월의 평균 금리는 4.80%로 미국의 기준 금리가 0.5% 상승할 때 0.23%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적용한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특징을 보면, 담보대출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대출금리를 높게 올린 반면, 신용대출의 금리인상 특징은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금리를 더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의 예금금리 변화 추이를 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이유로 가계대출금리는 0.46% 올렸다. 반면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같은 기간 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0.005% 올렸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 인상율의 92배에 달한 것이다.

금소원은 “현재 가계부채는 136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이 중에서 70%~75%가 변동대출이라고 보기 때문에 최근의 금리 상승이 바로 가계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의 금리 인상시 더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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