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문재인 정부의 새 얼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정책논쟁보다 도덕성논란이 시끄러운 가운데, 여야 모두에게 도덕성 합격점을 받고 조용히 청문회를 마무리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열린 조 후보자의 청문회는 위장전입, 표절, 음주운전처럼 지난 청문회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도덕성 관련 이슈가 전혀 제기되지 않았다. 오히려 야당 의원들마저 조 후보자의 깨끗한 이력에 이런 후보자는 처음 본다는 듯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문제없는 후보를 찾기 어려운데 조 후보자 관련해서는 도덕성에 흠잡을 데가 없어 다행”이라고 발언했다. 김무성 의원도 “통일부에 물어보니 흠잡을 데 없다”고 언급한 후, “너무 모범적이어서 소신이 없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며 우려 아닌 우려를 표했다.

조 후보자는 그동안 꾸준히 선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후보자와 가족들은 유니세프와 천주교 관련 단체 등에 매월 기부하고 있고, 후보자는 북한이탈주민 양육 단체와 병원에서 봉사하고 있어 공직자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창일 의원 또한 조 후보자가 “아들없고 재산없고 결점없는 3무(無) 후보”라고 언급하며 “청문회가 재미없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여야 모두 조 후보자의 도덕성에 만족했기 때문인지 정책질의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 이런 풍경은 다른 후보자와 비교된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의 경우, 허위 혼인신고한 사실이 드러나 자진 사퇴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청문회에서 증여세 탈루, 아들 병역면제, 위장전입 등의 의혹이 제기되어 곤욕을 치렀다. 이 국무총리는 증여세 탈루와 병역면제에 관해서 반박했지만,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장녀의 위장전입과 탈세 의혹에 대해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에 거액의 자문료 의혹에 시달렸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조명균 후보자에겐 작은 도덕적 결함조차 하나도 제기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23회 행정고시에 합격, 통일부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교류협력국장, 경수로기획단 정책조정부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을 역임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조 후보자는 2007년 안보정책비서관 시절 남북정삼회담에 배석해 정리한 대화록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폐기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2015년 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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