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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트럼프케어, 트럼프도 내용 제대로 몰라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하게 추진해왔던 미국건강보험법(AHCA), 소위 트럼프케어가 기약 없이 연기될 전망이다.

17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실패한 오바마케어(ACA)를 폐기하는 동시에 대체법안(AHCA)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사실상의 패배를 선언했다. 트럼프케어는 지난 5월 간신히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 내부의 균열로 인해 법안 상정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강경파 의원들은 새 법안이 오바마케어와 큰 차이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온건파 의원들은 오바마케어가 폐기되면 건강보험 미가입자가 증가할 것이라 우려했다. 100개의 상원 의석 중 52석을 보유한 공화당이었지만, 결국 4명의 의원이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하면서 표결조차 시도하지 못하게 됐다.

인터넷언론 ‘VOX’는 트럼프케어의 실패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찾았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트럼프케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케어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며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세가 되면 일하기 시작해서 매월 12달러를 보험료로 내면 된다. 그러다가 70세가 되면 좋은 (보험) 설계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트럼프케어를 설명했다. 매년 일정 금액을 보험료로 지불하고 일정 나이가 지난 후 지급받는 것은 생명보험이나 사회보장연금에 가깝다. 저소득층·고령층 및 고수가 의료행위가 필요한 불특정 다수가 수혜를 입는 건강보험과는 전혀 상관없는 설명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오바마케어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모두 숙지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설득작업을 주도했다. 특히 양 당 의원들을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 초청해 6시간 가까이 공개토론회를 펼쳤던 것은 오바마케어 입안과정의 백미였다. 백악관의 리더십은 민주당 의원들의 표결을 이끌어냈고, 결국 민주당 상원의원 60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면서 오바마케어가 통과됐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공식 트위터>

반면 트럼프케어 입안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처럼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건강보험이 이렇게 복잡할 줄 몰랐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건강보험법안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으며, 상·하원과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추상적인 수사만 남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공개토론에 등장해 새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모습도 자주 보기 어려웠다. 트럼프케어가 상원에서 난항에 부딪혔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기보다는, 트위터에 “즉시 (오바마 케어를) 폐지·대체하라”는 글을 포스팅했다.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케어의 통과는 포기했지만, “오바마케어 우선 폐기 법안을 조만간 표결에 붙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CNN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도 트럼프의 오바마케어 폐지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CNN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케어의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이 35%, 대체법안이 있을 경우에만 폐지해도 된다는 의견이 34%로, 69%의 응답자가 폐지에 반대했다. 반면 대체법안이 없더라도 우선 오바마케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8%에 불과했다. 러시아게이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여론과 당내 반발을 극복하고 자신의 1호 정책인 트럼프케어를 되살려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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