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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이란·북한 제재법안, 뭐가 담겼나
밥 코커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 당초 북한 제재법안을 분리할 것을 주장했으나, 27일 상원 투표에서 러시아·이란·북한 제재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미국의 러시아·이란·북한에 대한 제재법안이 419대 3으로 하원을 통과한지 이틀 만인 27일, 상원을 98대 2로 통과했다. 이번 제재로 원유 및 석유제품 등의 교역이 금지되는 등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미 하원은 지난 5월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재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6주전, 상원에서 통과된 러시아·이란 제재법안이 하원으로 내려가자, 하원은 지난번에 통과되지 못한 대북제재법안을 추가하라며 법안을 돌려보냈다.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대북제재 추가가 힘을 얻었고, 결국 28일 상원에서 러시아·이란·북한 3국에 대한 제재법안이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으며 가결됐다.

미국은 이번 제재법안으로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제품 판매를 금지하면서 경제·군사적으로 북한에 큰 타격을 입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는 항공 연료의 판매만 금지하고 있었으나, 이번 제재법안은 인도적 목적의 중유 이전 외에 모든 원유 및 석유 제품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번 법안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제 3국의 기업을 제재하고 해당 기업의 미국 내 자산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북한 노동자의 주 고용처인 중국·러시아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북한의 선박 운항, 온라인 상품 거래, 도박사이트 운영, 농산품 구매 및 어업권 획득도 금지된다.

이번 제재법안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시킬 수 있을까. 존 들러리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CNN에 기고한 글에서 “외교적 대화 없이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질 경우, 북한은 오히려 핵 억지력에 건 판돈을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 중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수잔 손튼 미 국무부 동아시아담당 차관보는 대북제재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25일, 상원 외교 분과위원회에서 “북한이 경제원조나 대화를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화를 위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화 없는 미국의 강공 드라이브가 북한을 압박할 수 있을지는 사실상 중국의 협조에 달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대북제재법안에서 원유 및 석유제품의 금수조치가 이뤄졌지만, 북한의 가장 큰 석유수입국은 중국이기 때문이다. CNN은 26일 보도에서 이번 대북 제재법안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손튼 차관보는 같은 자리에서 “중국도 우리가 중국기업체를 뒤쫓을 수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대북제재에 협조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에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것. 이미 미국은 지난 6월 29일, 단둥은행이 북한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미국과의 거래를 중단시킨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북제제에 있어서 미·중 협조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체제의 붕괴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오통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이번 대북제재의 궁극적인 목표가 포괄적 경제제재를 통해 북한의 체제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러한 접근방식을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은 반복적으로 체제를 위협할 의도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도 북한의 ICBM 실험 하루 뒤인 7월 5일, 중국이 북한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중국은 북한의 군사실험보다도 북한정권의 붕괴를 훨씬 더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 붕괴 시, 중국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통일 한국과 국경을 맞대야 할 뿐더러,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북한 난민 문제도 처리해야 한다.

결국 ‘북한체제안정’이라는 이슈를 두고 미·중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번 대북제재법안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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