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보수 93억원, 대기업 지배주주 중 1위

2016년 93억원의 보수를 받아 대기업 지배주주 중 1위를 기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경제개혁연구소가 ‘2016년 임원보수 공시 현황 분석’ 보고서를 3일 공개했다. 임원 보수의 합리적 책정을 목적으로 2014년부터 발간된 이 보고서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회사 1,878개가 공시한 11,706명의 임원 보수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특히 5억원 이상 고액보수를 받는 사내이사 694명의 개별 보수 자료를 분석해 지배주주 임원과 기타 임원을 비교한 점이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5억원 이상 고액보수 수령 임원의 평균보수는 11억 93백만원으로,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는 사내이사 평균보수 1억69백만원의 7.01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사내이사 780명의 보수 총액 4,854억원 중 고액보수 임원 270명이 받는 금액이 3,785억원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한다.

지배주주 일가 출신이 대표이사를 맡은 경우는 더욱 심하다. 대기업집단 지배주주의 평균보수는 약 18억원으로 비대기업집단 지배주주나 전체 전문경영인의 평균보수보다 6~8억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임원 중 최고액 보수 수령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총 93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손경식 CJ 회장 (82억원), 허창수 GS회장(74억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6억원) 등이 정 회장의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뇌물공여,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중인 지배주주 임원들이 여전히 고액의 보수를 받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경영권 분쟁과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 등 3개 계열사에서 63억 75백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조세포탈,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형사재판 중인 조성래 효성그룹 회장은 증권선물위원회의 해임권고조치에도 불구하고 2016년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어 46억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형사재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각각 6억 35백만원, 15억 75백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등기임원만이 개별보수를 공시해야 하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보수공시를 회피하기 위해 등기이사를 사임하는 사례가 있다”며 현행 개별보수 공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개선방안으로 ▲ 주주총회 소집공고 시 개별임원 보수 공시 ▲ 개별보수 공시 기준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 조정 ▲ 보수산정기준 및 임원보수규정의 공시 의무화를 제시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