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3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준용 취업특혜 제보조작’ 여파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문을 발표한 지 22일만이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안철수, 오는 8월27일에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오는 전당대회에서 천정배 의원, 정동영 의원 등과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이유에 대해 “결코 내가 살고자 함이 아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백여 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당이 몹시 어렵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며 “원내 제 3정당이 무너지면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내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내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국민의당 전당대회의 경쟁구도는 크게 출렁이게 됐다. 당내에서도 출마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내홍을 겪는 상황이다. 이날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12명은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한다”며 “안 전 대표의 지금 출마는 정당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들 의원은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 대선 패배, 증거 조작에 직간접 관계가 있는 분들은 책임지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이 큰 위기에 빠져있고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원하는 많은 분들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결정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다시 돌이켜봐야 한다”며 “시기가 좋지 않고 명분·방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일부 언론을 통해 “출마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안 전 대표에 강하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누리꾼들은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소식에 “모든 책임을 다 지고 내려 놓겠다더니 국민을 가지고 노네(@takiya****)”, “책임져야 할 시기에는 잠수타고, 수사 마무리 되자 나와서 ‘Me too’ 사과하고, 자숙한다더니 이젠 당대표 출마한다고 기자회견(@mangr****)”, “‘모든 걸 내려놓고 자숙하겠다’고 한지 3주 만에 기어 나와서 당 대표 출마를 하나?(@silen****)”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다른 누리꾼들은 “기왕 출마하기로 결정한 이상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Song_Youn****)”, “힘든 일인 줄 알면서 선택하신 안철수님을 지지합니다(@l8ueYa8GP****)”는 등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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