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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美 강경론 VS 대화론 충돌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혼란스럽다. 강경론과 대화론이 상충하는 가운데, 미국 정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직접 대화가 해법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미국의 대북정책

지난 7월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험 이후 미국의 주된 반응은 강경론이었다.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1일(현지시간) 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미국 본토)서 죽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 면전에서 그렇게 말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새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 또한 “북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기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화론의 중심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다. 지난 1일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며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우리는 정권 교체와 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38선 넘어 군대를 보내기 위한 구실도 찾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어느 시점에 북한과 생산적 대화를 하고 싶다”며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상충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틸러슨 장관의 대화론에 힘을 싣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담 마운트 미국진보센터(CAP) 수석 연구원은 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화 외에 미국에 남은 선택지가 없다”며 “(북·미) 대화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멈출 최적의 대안이다. 다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CNN은 같은 기사에서 대화론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도 전했다. 테드 리우 민주당 하원의원은 “대화와 군사적 갈등 중 하나를 고르라면, 대화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마틴 하인리히 민주당 상원의원 또한 “미국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메신저가 테이블에 앉는다면 북한과의 열린 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직접 대화는 가능한가

현재 미국의 주된 대북전략은 북한과 거래중인 중국 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 중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끝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다면 미국도 북한과 직접 대면해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미 직접 대화는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CNN은 미국이 핵폐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한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화론을 주장하고 있는 틸러슨 장관조차 지난 3월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와 대량살상무기 포기가 우선될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운트 연구원은 “핵폐기를 고수한다면 어떤 진전도 없을 것이며, 더 불안정한 정책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도 북·미 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핵폐기보다는 무기통제협정과 같은 완화된 조건을 제시할 경우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1년 이상 미국과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대화 전 비핵화를 비롯한 일방적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란지는 30년 이상 되었으며,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 변화에 대한 북한의 기대가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테이블에 마주앉은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군사적 대응과 대중압박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난해 대선기간부터 김정은과 직접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애틀란타 대선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누구와도 대화할 생각이다. 그와 만나 핵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10%, 20%는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상황이 갖춰진다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말해, 션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이 곧바로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발언의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CNN은 북·미 대화가 이루어질 경우 일본이 심각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안보분석가 코리 월러스 베를린자유대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위치나 능력이 조금이라도 약화된다면 일본이 크게 우려할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과 달리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체적인 공격작전능력이 없는 일본은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역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북·미 대화가 미국의 군사적 양보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

한국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협상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북·미 대화에 대한 반발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북·미 직접 대화가 한국을 협상테이블에서 배제하는 소위 ‘코리아 패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일 “전혀 아니다. 한국의 주한미군과 미국인이 수십만인데 미국이 한국을 패싱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코리아 패싱’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외교부 또한 2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한미 양국은 정상 공동성명에서 분명히 밝힌 바 같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한반도 평화 기반 조성 관련 우리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공동의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고 있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짐 월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안보연구프로그램 연구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국을 배제한다는 해석은 잘못된 해석이다. 북한을 공격하거나 정권교체를 할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이 면밀한 협의와 조정을 통해 함께 행동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미국이 동맹국을 저버리고 독자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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