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400억원을 벌었다고 알려진 박철상씨.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주식투자로 400억원을 벌었다고 알려져 ‘청년 버핏’으로 불리던 박철상씨가 실제 벌어들인 돈은 수억원 남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씨가 홍콩 자산운용사에 인턴으로 출근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박씨는 한 언론매체를 통해 자신의 정확한 자산규모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기존에 순수 하게 제가 번 돈으로 기부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14억원 정도 번 것이 맞다”며 “400억원 자산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그간 관련 질문을 피하고 이를 바로잡지 않았던 것은 다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짓이 탄로 날까 항상 불안했고, 미리 바로잡지 못했던 걸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홍콩 자산운용사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는 등의 이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홍콩 자산운용사와 어떤 형태로도 도움을 제공한 사실 자체가 없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일 유명 주식투자가 신준경씨가 사진의 SNS를 통해 박씨의 재산 형성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신씨는 과거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신씨는 “실제로 400억의 자산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직접 계좌를 보게 해달라”며 “만약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씨가 원하는 곳에 1억을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신씨는 제안한 기부금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며 박씨에게 압박을 가했다.

이에 박씨는 지난 4일과 5일 자신의 SNS에 “수익계좌를 보여 달라고 아이처럼 떼를 쓰는 분이 계신데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국세청에서 ‘아름다운 납세자상’과 행정자치부에서 ‘국민포장’ 수상을 제의했는데 당시 세금을 비롯한 모든 신원조회와 지원사업과, 기부 활동의 공적 심사를 마쳤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부란 지원이 절실한 분들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고통을 나누는 일이다. 그 어떤 일보다도 진지하고 겸손하게 대해야 하는 일인데, 마치 야바위꾼 내기 놀음하듯 대하는 모습이 저를 모욕하는 것보다 훨씬 불쾌하다”며 “계속해서 억지를 부리신다면 저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다. 만에 하나를 위해 필요한 제반조치를 오늘부터 준비해 두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씨의 ‘400억 수익 논란’이 일단락되자 신씨는 8일 SNS를 통해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신씨는 “그는 후배들에게 영웅으로 남고 싶었고 여러 인사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신분 상승에 취해있었다”며 “그 청년의 본질은 나쁜 사람은 아니다. 약간의 허언증에 사회가 그를 영웅으로 만들면서 본인이 심취해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참 착잡하다. 나도 이번을 마지막으로 저격을 은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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