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배현진 등 일부 아나운서는 불참 결정

<사진=허일후 MBC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쳐>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김장겸 MBC 사장 퇴진과 MBC 정상화를 외치며 시작된 MBC 총파업에 아나운서들이 가세했다. 그동안 경영진에 의한 제작자율성 침해,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과 무분별한 전보 조치 등으로 촉발된 MBC 총파업은 아나운서들의 가세로 한층 힘을 얻을 전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18일, MBC 소속 아나운서 27인이 총파업 합류를 선언했다. 공개된 명단에 따르면 강다솜 강재형 구은영 김나진 김대호 김범도 김상호 김초롱 류수민 박경추 박연경 박창현 변립 서인 손정은 신동진 이성배 이재은 이주연 이진 임현주 차미연 차예린 최율미 한준호 허일후 황선숙 아나운서가 파업에 동참할 것을 결정했다.

이번 MBC 총파업은 김민식 MBC 드라마 PD가 사내에서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6월 사내에서 “김장겸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쳐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김 PD는 8월 17일 20일의 출근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 PD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제작PD들이었다. PD수첩 제작PD 10명은 당초 ‘한상균을 향한 두 개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노동문제를 다룬 아이템을 8월 1일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조창호 시사제작국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등에 의해 아이템이 반려되자 제작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MBC 시사제작국 기자·PD 30여명이 7월 26일 성명을 발표해 조 국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중단에 동참했고, 지난 8월 11일에는 보도국 취재기자 80여명도 파업에 합류했다. 이번에 합류한 27명의 아나운서들을 포함하면 약 2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총파업에 동참한 것. 이재은 아나운서는 18일 오전 MBC 라디오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에 출연해 제작거부 사실을 밝히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선배들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저의 하나뿐인 동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모습으로 마이크 앞에 다시 설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가 언급한 동기는 김소영 아나운서로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가 사측으로부터 인사보복을 당한 후 스스로 퇴사했다.

한편 MBC 아나운서국 소속 8인과 계약직 11명은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동호 아나운서국장과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는 배현진 아나운서를 비롯해, 양승은 김완태 김미정 최대현 이재용 한광섭 등은 MBC 아나운서국에 잔류했다.

MBC 측은 이번 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BC는 16일 홍보국을 통해 “조속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회사의 수차례에 걸친 협상 제의에 대해 언론노조는 사실상 응하지 않아왔다. 제대로 노사 대화도 해보지 않은 채 언론노조가 실력 행사 확대에 나선 것에 대해 회사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의 파업 행위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회사는 무노동 무임금을 강제 적용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언론노조의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여러분들은 참가하지 않은 사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도 비워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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