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동반 출장 등 회삿돈 '개인 용도'로 유용

권성문 KTB 회장의 폭행 논란을 보도한 YTN 화면. <사진=YTN 캡쳐>

[월요신문=임해원 기자] ‘인수합병의 대가’로 불리며 금융업계에 이름을 날렸던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회삿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권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조사 중이다. 권 회장은 회사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공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3월 KTB투자증권을 포함한 3개 금융투자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관련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 회장은 1995년 ‘한국M&A’를 설립한 뒤 수십 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권 회장은 ‘미래와사람’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중 국내최대 벤처캐피탈 KTB를 인수하며 금융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사명을 ‘KTB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으며 투자업계의 큰 손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하지만 성공적인 이력과는 달리 권 회장은 여러 번 도덕성 논란에 휘말려왔다. 

권 회장은 1996년 자신이 인수를 중개한 기업의 주식을 구입한 뒤, 경영권 이전 전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1999년에는 ‘미래와사람’의 냉각 캔을 세계 최초 초소형냉장고로 홍보하며 ▲허위공시 ▲내부정보이용 ▲부당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2000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출자업체 직원에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영상이 공개돼 물의를 빚었다. 

영상에서는 차에서 내린 권 회장이 한 직원에게 다가가 발길질을 하자, 폭행을 당한 직원이 무릎을 부여잡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권회장은 해당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폭행 사실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려 하자 수천만원의 합의금을 건네며 입막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TB투자증권 측은 당시 폭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1년 전에 발생한 일로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진행 중인 조사에 관련해 “일부 위반 사항에 대해 회사 쪽 소명을 받는 등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서는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권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입증될 경우,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