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중국 압박 강화해야" vs "대중제재 현실성 없다" 의견 분분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임해원 기자]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미국이 다시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Secondary Boycott)을 해법으로 들고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북한 핵실험 후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미국은 다른 옵션에 더해,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들과의 무역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북한 자금 세탁을 이유로 단둥은행 등에 대한 거래를 제한한 것을 제외하면, 중국에 대한 포괄적인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도한 적은 없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역시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강력한 의향에 따라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방안을 준비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동맹국들을 비롯해 중국과도 함께 일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 많은 무역을 하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으로 북한과 중국을 경제적으로 단절시킬 방법은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트럼프 대통령 공식 트위터 캡쳐>

북한은 대외교역의 90%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원유수입은 거의 대부분 중국과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중국이 대북무역제재에 동참하기만 한다면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압박이 될 수 있다. 반면 중국이 대북제재를 제외하면, 미국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끌어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동북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 고든 창은 3일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더욱 강력하게 중국경제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든 창은 “미국이 중국에 비용을 부과하기를 주저하는 한, 중국이 북한문제에 있어서 미국과 협력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에 대한 관대한 접근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든 창은 이어 슈퍼301조를 통해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 기업을 압박하고, 주요 중국 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해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 지원과 대미무역은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의 대중무역제재가 이루어질 경우 전세계적으로 보호주의가 촉발되어 세계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스’(VOX) 또한 상당한 규모의 미중교역량을 지적하면서, 중국과의 무역단절은 미국경제를 엄청난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해(2016년) 미국의 대중무역은 수출 1156억 달러, 수입 4625억 달러로 347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과의 교역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미국이 전면적으로 대중제재에 나서기는 어렵다.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의 대북제재에 쉽게 동참하기 어렵다. 중국은 이미 2010년 미국의 이란제재안에 동참한 바 있다. 국가경제의 대부분을 원유수출에 기대고 있었던 이란은 EU 및 미국의 원유수입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다른 거래처를 찾지 못한 채 백기를 들어야만 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이란제재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2012년~2013년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량을 줄여 어느 정도 미국의 노력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이란과는 달리 중국에 있어서 중요한 군사안보적 가치를 가진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영향권에 포섭될 경우, 중국은 당장 국경을 두고 미국의 전력과 대치해야만 한다. 게다가 북한으로부터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밀려들 난민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 때와는 달리 중국이 북한 제재에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이유다.

‘복스’에 따르면,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결국 현존하는 대북제재안을 약간 강화하는 식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므누신 장관이 “중국과 함께 일할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이 바로 그 근거. ‘복스’는 “(세컨더리 보이콧 불발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는 공허하다는 것이 드러나더라도, 무역전쟁보다는 더 나은 결과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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