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전월보다 6.5조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혜진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이 주춤한 데 비해 인터넷은행 출범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은 사상 최대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8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44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5000억원 늘었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위축됐다.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7조7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가 7월(4조8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감소했고 2015~16년 8월 평균 6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8월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5000억원 더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타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2011년 5월 이후 6년3개월 만이다. 증가폭은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11월(2조7000억원)보다도 7000억원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늘어난 것.

신용대출 증가에는 카카오뱅크 출범 영향이 컸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7월27일 영업을 시작한 뒤 한 달 동안 여신액(대출 실행금액 기준)이 1조4090억원을 넘어섰다. 또 최근 시중 은행들이 새롭게 금리우대상품을 출시한 것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담당자는 “8·2 대책에 따라 은행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실제로 지난 23일부터 적용됐다”며 “아직 대출에 미친 효과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8월말 대출 규제가 시행된 이후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9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10월 가계대출 관리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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