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서동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가스공사가 10년 동안 임직원과 퇴직자로 구성된 사우회가 출자한 기업체에 용역계약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제공

‘신의 직장’ 논란을 빚는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안이 일감몰아주기, 방만경영, 비리직원 감싸기 등이다. 정부는 비판 여론을 의식, 공기업 개혁 차원에서 관련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선 ‘눈 가리고 아웅’식의 편법 대응으로 논란만 더 불거지고 있다. 대구 신서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도 예외가 아님이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와 자회사인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임직원과 퇴직자들로 구성된 사우회에서 출자한 회사 청우인텍에 10년간 480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제 식구 배불리기란 비판이 나올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청우인텍은 한국가스공사 전·현직 임직원으로 구성된 ‘LNG사우회’라는 비영리법인이 출자한 회사다. 2017년 8월 기준, ‘LNG사우회’ 회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회원은 총 760명으로 정회원 430명 중 429명이 한국가스공사 퇴직자로 준회원 276명은 모두 가스공사 현직 임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곧 ‘LNG사우회’ 회원 99.9%가 가스공사 임직원인 셈이다. 특히 현직에 있는 가스공사 임직원 276명 회원 (약39.1%)가 활동하고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에 부합해야 할 공기업의 형태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가스공사 자회사인 한국가스기술공사도 청우인텍과 10년 동안 약 390억 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정당한 근거를 갖고 수의계약을 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가스공사와 청우인텍의 관계를 확인한 결과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직 임직원이 사우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산업부는 행동강령 위반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주무부처인 산업부에 문의한 결과, "가스공사 임직원 행동강령 중 제2장(공정한 직무 수행)과 제3장(부당 이득의 수수 금지)과 관련 일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부채비율이 325%를 기록하고,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D를 받았다. 가뜩이나 지역 활성화 기여나 상생발전 노력이 미흡해 지역민의 시선이 곱지 않는 시점에서 이같은 방만경영이 드러나자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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